케이에스피 | 증설을 안했다니 무슨 말씀!

 Summary

ㅁ 케이에스피의 공장은 3개이며, 제1공장은 '23년에 50%, 제3공장은 '24년 6월 2배 증설

ㅁ 선박용 저속엔진(대형엔진) 매출 비중 80% (시장 점유율 35%)

ㅁ 엔진 설계사 라이센스 취득한 경쟁업체는 국내 2개, 글로벌 6개 뿐

ㅁ 이중연료 엔진 적용으로 판매 단가 상승 & 엔진 A/S 수요 증가로 전망 좋음

ㅁ 돈 잘 벌고 있는데 현금흐름이 안좋은 이유

 ㅇ 재고자산 & 매출채권 증가로 인한 것. 이는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위한 준비였음

ㅁ 증설 후 영업이익은 '25년 이후 연간 230억원 내외로 예상

 ㅇ 24-07-11 기준 시총은 1,700억원 수준



증설 다 했고 열심히 돈 벌면 됩니다!


| 들어가며

케이에스피는 생산능력이 확장되면 실적 업사이드가 열리는 회사인데 유상증자의 목적이 증설이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신주인수권 매매하느라 신주인수권이 왜 생겼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군요... 이제서야 유상증자 공시를 뜯어보니 증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본 사업 내용도 기존 공시보다 상세해서 읽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사진 : 케이에스피 홈페이지


| Contents

1. 기존 설비내역 및 증설계획

2. 케이에스피의 취급 제품

3. 배기밸브 스핀들 경쟁업체

4. 납품구조 및 고객사

5.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

6. 좋은 실적에도 불구, 현금흐름이 안좋은 이유

7. 증설 감안 시 업사이드

8. 결론 : 좋은 회사와 저렴한 회사


* 같이 보면 좋은 글

   선박엔진부품 | 호황기 피크실적을 보면 업사이드가 나온다

   https://agde-agde.blogspot.com/2024/06/blog-post_26.html

   수주사이클 관점에서 바라본 '24년 실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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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앤더블류 | 1Q24 실적 리뷰 : "공정 효율화와 증설의 갈림길"

   https://agde-agde.blogspot.com/2024/05/1q24_0230572661.html



1. 기존 설비내역 및 증설계획

케이에스피의 공장은 3개 입니다. 각 공장의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1,2공장 : 배기밸프 스핀들 제조. 스핀들은 배기밸브 부품

 제3공장 : 배기밸브 컴플리트 조립(스핀들 + 하우스(외부 매입) = 배기밸브 컴플리트)

사진 : 케이에스피 공시자료

제1공장은 '23년말 기준으로 기존 대비 50% 증설 완료되었습니다. '24년초 유상증자에 따른 증설의 목표는 배기밸브 컴플리트 생산능력 확대 입니다.  과거 동사가 회생절차를 밟을 때 관련 사업을 축소했었으나 업황이 회복되어 다시 확대하려는 것입니다. '23년 사업보고서 기준 제3공장의 가동률은 85% 수준으로 사실상 풀가동 상태입니다.

제1, 2공장은 직접 보유, 제3공장 부지는 최대주주인 금강공업 소유 입니다. 제3공장은 대상부지 6,605㎡(2,000평) 가운데 1,653㎡(500평)을 차지하고 있는데, 동사가 보증금 50백만원, 월세 6.6백만원(부가세 포함) 조건으로 임대하여 쓰고 있었습니다.

증설에 따라 제3공장은 1,653㎡(500평)에서 4,078㎡(1,235평)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증설 후 배기밸브 컴플리트 생산능력은 현행 대비 약 2배 가량 증가한다고 합니다. 또한, '25년까지 제3공장에 지속적으로 생산 설비를 추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향후 생산능력이 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상증자 공시 전부터 제3공장 부지의 소유주이자 동사의 최대주주인 금강공업은 해당 부지 내 공장 2개동과 사무실을 증축하고 있었습니다. 금강공업이 공장을 먼저 지어놓으면 케이에스피가 유상증자 후에 공장부지+공장을 매입하고, 내부설비는 남는 자금으로 채워넣는 그림인 것 같군요. '24년 6월 기준으로 이미 증설이 완료되어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력충원이나 공정 안정화 등에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증설된 제3공장의 가동률은 3Q24 또는 4Q24 정도 되어야 정상 수준으로 올라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케이에스피의 유상증자 금액은 약 104억원 이었는데, 증축된 제3공장에 대한 예상 매입자금은 114억원 입니다. 여기서 부족한 자금과 설비 매입자금 등은 자체 보유현금, 금융권 차입 등으로 조달했다고 합니다.

증설에 따라 감가상각비는 현재 수준보다 더 많아질 것입니다. 증설 전에는 '18년에 기계장치 손상차손 24억원을 인식한 덕분에 장부가액이 낮아져 감가상각비도 낮은 수준으로 나왔는데, 설비로 새로 넣었으니 앞으로는 당연히 많아지겠죠. 그러나 증설 금액이 그렇게까지 큰 편이 아니라서 기계장치 내용연수 5년 감안 시 감당할만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케이에스피의 취급 제품

니켈 초합금강 등을 원재료로 하여 선박엔진에 들어가는 배기밸브 스핀들, 배기밸브 컴플리트 등을 생산합니다. 1) 배기밸브 스핀들은 선박 엔진이 돌아갈 때 상하로 움직이면서 개방 시에는 배기가스 배출을, 폐쇄 시에는 엔진 내 고압 환경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2) 배기밸브 컴플리트는 배기밸브 스핀들의 최종 제품 형태 입니다. 배기밸브 스핀들 자체만 팔기도 하지만 컴플리트 형태로도 판매합니다.

환경규제로 인하여 신조 발주 시 이중연료 엔진이 일반화되고 있는데요. 이중연료 엔진은 엔진 내 연소실 연소가 기존 엔진 대비 크게 상승합니다. 이로 인해 내열성이 좋은 고가 소재 NiCr38A14 합금(DSA760)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동사는 상대적으로 가격결정력이 강한 편이라서 원재료 가격 상승 시 판매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선사는 고가 소재를 사용한 고가 제품을 사용하거나 부품을 더 자주 교체하거나 둘 중 하나로 대응해야겠지요. 양쪽 다 동사의 매출이 증가하는 방향 입니다.

선박엔진은 회전 속도에 따라 저속/중속/고속 엔진으로 구분되는데, 저속엔진은 대형선박에 사용되고 중속엔진은 선박 내 발전소 및 중형 선박의 동력 장치로 사용됩니다.(저속엔진은 장거리를 이동하는 대형선박의 연비 개선을 위해 엔진 회전율을 감소시켜 마찰 손실을 줄이는 방식을 적용합니다) 동사는 저속/중속 엔진용 스핀들 모두 제조하고 있으나 저속엔진용 스핀들 비중이 약 80% 이며, 시장 점유율은 35% 수준 입니다. 중속 대비 저속 엔진용 스핀들이 더 고가품 입니다.

1Q24 기준 케이에스피 공시자료

참고로 에스앤더블류가 취급하고 있는 배기밸브 스핀들 및 시트링은 중속엔진 향 입니다. 이쪽도 케이에스피가 60~70%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에스앤더블류는 크게 힘을 못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케이에스피의 경우 이쪽도 판매단가가 지속 상승 중이므로 일정 부분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선박용 엔진 산업은 설계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술사, 기술사와 라이센스를 체결하여 엔진을 제작하는 제조사, 엔진 부품을 제작하는 부품사로 구분됩니다. 선주들이 기술사의 엔진을 선호하는 관계로 제조사가 자체 설계한 엔진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부품사도 제조사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기술사의 라이센스를 받아야 합니다. 선박용 저속엔진의 대표적인 기술사 MAN-ES(덴마크), WinGD(스위스)는 시장을 양분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라이센스 갱신 주기는 MAN-ES의 경우 5년, WinGD는 3년이며, 라이센스가 부품 종류별로 각각 부여되므로 만료일도 부품별로 다릅니다.


3. 배기밸브 스핀들 경쟁업체

배기밸브 스핀들, 컴플리트를 생산하는 국내업체 중 이들 양사의 라이센스를 모두 보유한 회사는 케이에스피와 금용기계 뿐입니다.(1개 업체가 더 있었으나 '23년 11월 회생절차 돌입) 해외까지 포함해도 국내 2개, 일본 1개, 독일 1개, 중국 1개로 총 6개 업체에 불과합니다. 6개 업체가 제작사, 엔진 A/S사, 기술사 등에 납품하는 구조 입니다.

신규업체의 진입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제조설비, 생산 노하우, 라이센스 취득 등을 감안할 때 기존업체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수년이 소요되며, 그 사이 전방산업 사이클이 후퇴할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신규 진입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4. 납품구조 및 고객사

판매계약은 1년 또는 6개월 단위로 하며, 6개월 계약은 보통 원자재 가격 변동폭이 클 경우에 합니다. 판매단가는 주요 원자재 가격을 기반으로 책정하며, 원재료 가격 단기 급변 시 판매단가 재조정 관련 조항을 판매계약에 삽입합니다.

고객사는 다변화 되어있습니다. '20년에는 HD현대중공업 향 매출 비중이 35% 수준이었으나 선박 엔진 A/S 사, 기술사 등에 대한 영업을 강화한 결과 '23년에는 그 비중이 12% 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이처럼 다변화된 고객 구성이 동사의 가격결정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신조:A/S 매출 비중이 거의 1:1 수준이라고 하니 앞으로도 고객 구성은 다변화된 상태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5.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

높은 내열성과 경도를 갖추기 위해 니켈 합금을 사용하는데, 이차전지 산업에서 니켈이 양극재 핵심소재로 부상하면서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22년 니켈 가격 급등 후 주 원재료 Nimonic80A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1Q24 들어 가격이 10% 가량 하락했습니다. 니켈 가격은 진작에 하락했으나 동사는 수주 물량에 따라 향후 10개월 후에 사용할 원재료를 선주문한다고 하니 후행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1Q24 케이에스피 공시자료

이에 따라 판매단가 하락이 예상되었으나 저속엔진 부품의 국내 판매단가는 오히려 30% 인상되었고, 수출 단가는 17% 가량 하락했습니다.(상기 취급제품 항목에 관련 사진이 있습니다) 중속엔진 부품의 판매단가는 국내의 경우 13% 인상, 수출은 약 10% 하락했습니다. 1Q24 기준 저속엔진 부품의 국내 비중은 약 66% 이고, 중속엔진 부품은 약 97% 입니다. 게다가 판매계약은 6개월 또는 1년 동안 유지될 것이므로 2Q24 실적도 잘 나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1Q24 케이에스피 공시자료

6. 좋은 실적에도 불구, 현금흐름이 안좋은 이유

돈을 잘 벌고 있음에도 불구,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변동으로 인하여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 입니다. 재고자산 및 매출채권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인데, 이는 고객사 주문량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생기는 현상 입니다. 원재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 장치산업 특성상 유형자산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업사이클이 예상될 경우 이와 관련한 현금유출이 급증하곤 합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힘차게 젓기 위함 입니다.

제1공장에 이어 제3공장까지 증설하면서 투자활동 현금흐름도 (-)이고, 필요자금이 많아 차입금을 확대하면서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 입니다. 결론적으로 일반적으로 좋은 현금흐름이라고 하는 영업CF(+) / 투자CF(-) / 재무CF(-) 와는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금을 벌고 있어도 미래에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재고를 마련하고, 공장을 증설하는데 더 많은 현금을 쓰고 있는 셈인데, 장사가 잘 되고 있는데다 전망도 좋으니 필요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야할 것 같습니다.

사진 : 버틀러 조회자료, 최근 4개 분기 합산 기준

7. 증설 감안 시 업사이드

동사의 24-07-11 기준 시총은 1,700억원 수준입니다. 1Q24 매출액 약 214억원, 영업이익 약 40억원 이었지요. '24년 연간 영업이익을 단순 추정해보면 40억원 * 4 = 160억원 입니다. POR 10배 기준으로 보면 비싸다고 볼 수 있지만, 3Q24 이후 증설 효과가 본격화되면 얘기가 달라지겠지요. '25년부터는 증설 효과가 연도 전체에 반영될테니 현 시총이 비싸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럼 업사이드가 어느 정도 일까요? 매출을 품목별로 구분해서 공시하진 않기 때문에 정확히는 알 수 없으니 추정을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증설로 생산량은 스핀들 50%, 컴플리트 2배 증가했으니까 매출이 30%, 50%, 70% 증가하는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보죠. 기준점은 1Q24 매출액으로 하고, 3Q24부터 매출액이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은 테이블로 표현해볼 수 있습니다.

매출 증가율에 따른 실적 케이스 추정 

OPM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으니 보수적 관점에서 매출이 많이 증가할수록 OPM이 현재 대비 하락하는 경우로 나누어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런 결과라면 증설한 보람이 없겠지요. 


그 다음은 '26년까지 단순 추정을 해보겠습니다. '25년부터는 증설 효과가 연도 전체에 반영될 것입니다. 추가 증설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이건 무시하고 계산해보겠습니다. 매출은 각 케이스별 3Q24 실적 * 4 로 반영하고, OPM은 각 케이스의 '24년 평균치를 적용했습니다. 또한, '25년, '26년 모두 매출이 전년 대비 5% 증가하는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Case 7~9를 살펴보면 매출이 많이 증가해도 OPM에 따라 영업이익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사는 고객 다변화와 선박 A/S 시장 진출 확대를 마케팅 방향으로 잡고 있기 때문에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매출을 확대해나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로서 추정은 보수적으로 하는 게 맞겠지요.


8. 결론 : 좋은 회사와 저렴한 회사

동사가 취급하는 제품의 특성, 업황, 경영능력 등 선박엔진 부품사 중에 가장 좋아보이는 회사 입니다. 그래서 주가는 상대적으로 비싼 편입니다. 업사이드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추정은 가정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실적이 실제로 잘 나오는지 꾸준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에스앤더블류, 삼영엠텍 같은 선박엔진 부품사와 동사의 밸류에이션을 비교해보면 회사의 해자가 드러납니다. 좋지만 조금 비싼 회사가 더 좋은지, 아니면 저렴한 회사가 더 좋은지 판단하는 건 언제나 어렵군요.


* 참고자료

 - 케이에스피 공시자료


* Disclaimer

  - 저는 이 글과 관련한 종목을 언제든지 관련 매매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투자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보유 종목이 속한 산업의 방향성을 검토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정보 공유 차원에서 공개하지만 그 목적은 어디까지나 단순 정보 제공일 뿐입니다. 누군가 이를 근거로 투자를 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일들에 대해 저는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또한, 이 글의 내용은 부정확한 내용과 오류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투자는 본인의 독립적인 리서치, 판단, 의사결정 등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투자의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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