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X케미칼 | Y23 실적 리뷰 : "견조한 PPG-PO 스프레드"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20년을 제외하면 '17년 이후 최고의 수익성을 보여준 '23년이었습니다. 화학업종에 대한 센티멘트가 안좋아 주가는 반응이 없네요.

|| Disclaimer ||

저는 이 글에서 다루는 종목을 보유하고 있어 긍정 편향이 있을 수 있으며, 언제든지 해당 종목을 매매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투자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보유 종목의 사업 방향성을 검토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정보 공유 차원에서 공개하지만 그 목적은 어디까지나 단순 정보 제공일 뿐입니다. 누군가 이를 근거로 투자를 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일들에 대해 저는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또한, 이 글의 내용은 부정확한 내용과 오류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투자는 본인의 독립적인 리서치, 판단, 의사결정 등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투자의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 Y23 실적 요약




자동차 업황이 꺾이면서 실적이 같이 안좋아지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실적이 잘 나왔습니다. 석유화학 업황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죠. 매출은 해외법인 확대를 통해서 방어하고 수익성은 PPG-PO 스프레드가 좋아서 YoY 더 좋아진 모습입니다.


| 매출 : 견조한 PPG-PO 스프레드


'21년 이후 PPG, PO 모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KPX케미칼이 취급하는 제품인 PPG 보다 원재료인 PO, EO 가격이 더 많이 하락하여 스프레드는 좋은 상황입니다. 저도 이건 일시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상황이 오래 가네요. '24년 이후에도 스프레드가 유지된다면 KPX케미칼이 장사를 잘 하는 것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서두에서 확인한 연결, 별도 재무제표를 비교해보면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외법인의 수익 기여도의 절대치는 크지 않으나 3Q23 대비 해외법인의 수익성이 후퇴한 것은 사실입니다.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진출 자체가 올해부터 였으니 좀 더 기다려봐야겠지요.


해외법인의 실적은 3Q23 실적 리뷰와 비교해서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KPX케미칼 | 3Q23 실적 리뷰



수익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발생했고, 인도 법인은 YoY, QoQ 모두 흑자전환 했네요. 투자자들이 중국향 실적의 지속성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으니 동남아 소재 법인들의 실적이 잘 나오면 더 좋겠습니다. 다음의 글을 보시면 동남아를 낙점한 KPX케미칼의 전략이 주효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석유화학 | 일본은 어떻게 구조조정 했을까?


| 판관비 : 운반보관비 하락 안정화


매출만 놓고 보면 '23년 실적은 YoY 10% 가량 감소했고, 매출총이익 또한 폭은 작으나 YoY 감소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운반보관비 하락 안정화 효과로 판관비가 많이 하락하여 영업이익이 개선되었습니다.



| 금융비용 :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 금융자산) 손실 감소


3Q23 실적 리뷰 시에는 태국,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 취득에 따른 영업권, 염가매수차익에 대해 확인했었지요. 해당 이벤트는 종료되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금융비용 감소 사유를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채권 등의 거래 및 평가 손실이 감소하여 금융비용이 감소했습니다.(차입금 감소로 인한 이자비용 감소의 영향은 아닙니다.) 외화환산손실(환율 변동으로 인한 외화자산의 평가손실)도 많이 감소하긴 했군요.

이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반영하여 나타난 결과이니 회사의 본질적 경쟁력과는 무관한 부분입니다.


FVPL 금융자산의 공정가액(장부가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익증권은 펀드를 의미하며 채무상품은 채권을 의미합니다.

'23년 사업보고서


'22년 사업보고서


| 총평 : 개별기업은 매크로를 넘을 수 없는가?


KPX케미칼의 실적은 기업이 속한 산업의 업황을 잘 헤쳐나간 결과물로 여겨집니다. 매출은 줄었지만 선방했고 스프레드, 판관비 개선으로 수익성은 더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주가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쟤네라고 별 수 있어? 다음 분기에는 꺾일거야~" 뭐 이런 의구심을 이겨내긴 어려웠던 것이겠죠.

앞으로 실적이 계속 잘 나온다면 평가가 달라지겠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할 지 알 수도 없고 씨클리컬 기업이 계속 좋은 실적을 내는 것 또한 어려운 일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수많은 기회비용을 포기하고 KPX케미칼만 바라보고 있는 게 심적으로 힘들죠. 반도체 장세에서 느끼는 심리적 박탈감을 무시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결국 실적이든 주가든 개별기업이 매크로를 넘어서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설령 넘어선다 해도 여기서 투자수익을 오롯이 뽑아낼 수 있을 정도의 인내심을 가진 투자자는 많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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