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함 건조 및 정비 관련 검토
| Contents
1. 중국의 도련선과 오커스(AUKUS)
2. 장기전으로 가면 중국이 이기는 싸움
3. 각국 군함 목록
4. 미국의 조선업 현황
5. 군함 건조 및 정비 관련 미국 법률 검토
6. 미국 방산 조선소
7. 결론 : 중국 관련 업종은 조심해야...
1. 중국의 도련선과 오커스(AUKUS)
도련선
1982년 중국 해군사령관 류화칭은 해상의 전략적 거점을 연결한 '도련선' 개념을 만듭니다. 1~3도련선까지 각각 중국 제해권의 범위이자 저지 한계선 정도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제1도련선은 대만, 남중국해 등 분쟁지역이 밀집한 라인입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각각의 도련선을 따라 순차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어하고, 미국은 반대로 중국을 제1도련선 내에 가두고 싶어합니다.
오커스(AUKUS)
그래서 미국은 영국, 호주와 함께 하는 안보 동맹 오커스(AUKUS)의 필러2에 일본과 한국을 합류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일본, 한국 이외에도 중국에 더 가까이 위치한 대만, 필리핀이 눈에 들어옵니다. 양국 모두 군사적으로는 특별한 의미가 없으나 지리적 거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필리핀에는 미 해군의 군사기지가 여러개 있죠. 필리핀, 일본, 한국 모두 미군의 거점이 있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상황인데, 중국이 이 사실을 알면서 대만 침공을 강행할 지는 의문입니다.
2. 장기전으로 가면 중국이 이기는 싸움
미중 해군 전력 비교
미국과 중국의 함정 수를 비교해보면, '23년 기준 각각 219척, 234척 입니다. 함정은 중국이 많습니다만 현대 해전에서는 미사일이 중요한 전력이기 때문에 미사일을 투발하는 VLS(Vertical Launching System : 수직발사관) 규모를 같이 감안해야 합니다. VLS 기준으로는 미국 9,900개, 중국 4,200개로 미국이 중국을 2배 이상 압도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VLS 탑재량이 높은 타이콘데로가급, 알레이버크 FLIGHT 1급 함정의 대량 퇴역이 예정되어있어 '26년까지 VLS 약 800여개가 감소할 예정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1,400개 개량이 증가합니다. 미국은 보충 건조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이 차이는 줄어들 것입니다.
중국의 선박 생산능력
또한, 중국의 선박 생산능력은 미국의 230배에 달합니다. 대부분 상선 건조 능력이겠지만 전시에는 이게 군함 생산라인으로 탈바꿈합니다. 저는 중국 CSSC, CSIC의 합병 목적 중 하나는 전시 체계 운영의 효율성 강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화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배를 빨리, 많이 만들어야 침몰되는 배보다 새로 만들어지는 배의 숫자가 더 많을 것입니다. 막강한 화력을 막강한 생산력으로 커버할 수 있다면 장기전에서는 중국이 이기겠죠. 과거 세계대전 시기 미국의 전략을 중국이 그대로 따라하는 것입니다.
미국도 이걸 아니까 마음이 급합니다. 일본, 한국을 끌어들여 화력을 보강할 수 있어야 유사 시 미국 내 전시 체계 전환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3. 각국 군함 목록
군함의 분류
미국 군함
한국 군함
중국 군함
4. 미국의 조선업 현황
문제의 원인과 해결의 어려움
이미 시장 경쟁력을 잃어버린 미국 조선업의 가장 큰 문제는 1) 인력난 , 2) 공급망 붕괴 입니다. 코로나 이후 숙련노동자 대거 이탈, 각종 조선기자재 조달 차질 등이 납기 지연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24년 1월 미 해군의 건조 중 군함 현황 조사 결과 9개 프로젝트가 지연 중이며, 최대 36개월 지연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지연이 발생한 조선소는 미국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General Dynamics, Huntington Ingalls, Fincantieri의 조선소를 포함하고 있어 단일 조선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돈을 많이 줘도 빨리 만들 수가 없으니 인도보다 퇴역 물량이 더 많고, 결과적으로 잔존 군함 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의 36개월 지연건은 '20년 핀칸티에리가 7.95억불(추가 9척 옵션 포함 시 55.8억불)에 계약을 체결한 호위함 건조 사업입니다. 첫번째 호선 인도 시점이 '26년이었는데 이게 '29년으로 밀렸다는군요. 설계 단계가 길다보니 스틸 커팅은 '22년에 했습니다. 설계는 괜찮으나 건조 기간이 문제군요. 한국이 미국 현지에 진출하면 이보다 더 빨리 할 수 있을까요? 한국업체가 조선기자재 공급망은 해결한다고 쳐도 미국 인력 문제는 여전히 남습니다. 그렇다면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겠죠.
MRO까지 지연되어 함정 조기 퇴역 발생
어쨌든, 신조 납기 지연은 MRO에도 문제를 일으킵니다. '23년 6월 미 의회조사국(CRS)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 해군 핵잠수함의 37%가 정비 지연으로 전투 배치가 불가능한 상태였는데, 한 예로 Seawolf급 핵잠수함 코네티컷은 '21년 10월 함수 부분 손상이 발생했으나 작업 지연으로 '26년에나 수리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태가 이 지경이다 보니 미 해군의 연도별 군함 퇴역안('25년 19척, '26년 17척, '28년 7척 퇴역 예정)을 보면 '25년의 경우 비용 절감을 사유로 10척이 예상수명 이전에 조기 퇴역할 것이라고 합니다.
미 해군은 MRO 문제부터 해결하기 위해 한국 조선소에 방문했고, 그 이후 한국 조선소들이 MSRA(Master Ship Repair Agreement)를 체결했으며, 한화오션은 창 정비 물량을 하나 수주했습니다. MRO 시장의 규모 등은 이전에 올렸던 글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같이 보면 좋은 글
조선업 | 미국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은 한국 조선업
https://agde-agde.blogspot.com/2024/07/blog-post.html
5. 군함 건조 및 정비 관련 미국 법률 검토
1) 반스-톨레프슨 수정법(USC 8679)
외국 조선소에서의 군함 건조를 금지하는 법안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할 경우 예외 승인이 가능하며, '건조', '개조' 이외의 방법으로 외국 선박을 취득하는 것은 허용됩니다. 건조된 선박을 임차, 리스, 매입하는 것은 법에 저촉되지 않습니다. 호주가 핵잠수함 리스를 추진하는 사례가 있긴 합니다만 군함의 성격상 임차 또는 리스는 좀 문제가 있어보이고, 건조된 선박을 매입하는 건 가능하다는 게 고무적이군요. 그러나 미 해군의 발주에 따라 만들어진 선박을 매입하는 것은 '건조'로 해석합니다. 한국에서 일부 건조 후 미국에서 완성하는 방법도 어쨌든 발주 절차를 거치게 될 터이니 아마도 금지된다고 봐야겠죠.
[참고] 존스법(USC Title 46, Shipping의 일부)에 대한 오해
존스법은 상선을 대상으로 하는 법으로, 미국 내 해상운송 가능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인이 소유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군함은 상선이 아니고, 해외 주둔 미군 기지 사이를 운항하며 해외에 주둔하기 때문에 존스법에 저촉되지 않습니다.
2)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RDP MOU)
RDP(Reciprocal Defense Procurement Memoranda of Understanding)는 방산 분야 자유무역협정으로, 이 협정을 체결하면 미 국방부에는 상대방 국가의 제품과 미국 제품 사이 차별을 제거해야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그러니 이걸 체결해서 한국 건조 함정을 수출해보자는 발상인데, 반스-톨레프슨 수정법은 RDP 체결 시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이 방법을 써도 수출은 불가합니다.
3) 미 해군 장관의 선박 건조 비용 보조 권한
미 해군 장관에게는 "상업용, 군사용으로 모두 사용 가능한 선박을 미국에서 건조할 경우 해외와의 비용 차이를 보조해줄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선박 건조 비용이 1억불이고 해외에서는 0.8억불이라면, 미국 선박 건조업체에게 0.2억불을 보조해주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죠. 한국 조선소가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하여 군함을 건조한다면 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미국 현지업체보다 더 빨리 배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발주물량을 나누어줄 것입니다.
4) NDAA(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 국방수권법)
미 의회가 NDAA를 통해 국방 관련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키면, 그 해에 한해 기존 법률과 충돌하는 부분을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집니다. 따라서 이 경우 미 의회가 기존 반스-톨레프슨 수정법의 일부 조항을 일시적으로 무효화하거나 예외를 설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23년 미국 의회는 오커스(AUKUS) 필러1 관련 조항을 포함한 NDAA를 통과시킵니다. 오커스 필러1은 핵추진 잠수함 기술 공유와 호주 잠수함 능력 강화를 위한 협력이 주요내용인데, 구체적으로는 일단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잠수함 임대 또는 구매를 도와주고, 그 이후 호주가 자체적으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기술 이전 & 교육 제공을 하는 계획(핵무기 탑재는 제한)을 담고 있습니다.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미 해군의 잠수함도 못만들고 있는 판국에 호주를 지원하는 게 맞냐는 논란도 있었습니다만 결국 법안은 통과되었습니다.
오커스 필러2는 첨단 군사과학기술 협력으로, 필러2 회원국은 참여 분야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더 많은 잠수함, 구축함, 호위함, 항공기 등이 필요하니 무기 생산의 모든 단계에서 일을 같이 해보자는 것인데, 그렇다면 태평양에 필요한 군수품도 그 대상에 포함되어야죠. 한국은 오커스 필러2에서 공동 생산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그 품목 중에는 군함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6. 미국 방산 조선소
1) Huntington Ingalls Industries (NYSE : HII)
미국에서 가장 큰 방산 조선소인 Newport News Shipbuilding과 Ingalls Shipbuilding을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항공모함, 핵잠수함, 구축함, 상륙함 등 다양한 군함을 건조하고 있으며, '23년 기준 연간 매출 11.45B, OPM 6.8% 입니다. 시총 10B, P/E 14배, P/B 2.4배 수준 입니다. HD현대중공업보다 저렴해보입니다만 경영 개선의 여지가 커보이지 않아 진짜로 저렴한건지는 모르겠군요.
2) General Dynamics (NYSE : GD)
제네럴 다이내믹스는 4가지 사업 부문(항공, 해양, 전투시스템, 정보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투자를 한다면 방산 조선업이 아니라 방산업 전체에 투자하게 됩니다. 핵잠수함, 구축함, 군수 보급함 등을 취급하고 있으며, '23년 기준 해양 부문의 매출 비중은 약 30%로 '07년 이후 완만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해양 부문의 연간 매출은 12.4B, OPM 7.0% 입니다. 시총은 82B, P/E 23배, P/B 3.7배 입니다.
7. 결론 : 중국 관련 업종은 조심해야...
한국의 오커스 필러2 가입에 대해 중국은 강한 반대의사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미국을 위한 무기를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건 당연하겠죠. 따라서 한국이 오커스에 가입한다면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정학적 여건이 한국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어 오커스 가입은 정해진 수순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 시점이 언제일지는 아직 관측이 안되는 상황입니다만, 중국 관련 매출이 높은 업종은 꾸준히 경각심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반도체도 그 중에 하나라서 걱정이 되는군요. 중국이 반도체 장비를 쓸어담고 레거시를 마구 찍어내는 걸 보면, 중국은 이미 한국과의 이별을 상당 부분 준비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 참고자료
- 별들의 전쟁 : 격변의 바다 | 해양방산 : 미중 군비경쟁과 기회 (DS투자증권 양형모, 강태호 24-10-14)
* Disclai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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