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
| Contents
1. 2Q24 실적 요약
2. 주요 프로젝트별 대손상각비(손실충당금)
3.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 발틱 프로젝트
4. 건재한 수주잔고
5. 결론 : 투자 피로도와 수익은 비례하는가?
사진 : PCS 사업부 홍보영상 캡처, 디와이피엔에프 홈페이지 |
1. 2Q24 실적 요약
동사의 실적은 별도 기준으로 보는 게 큰 의미가 없어 연결 실적만 정리합니다. '23년 실적이 워낙 안좋았기 때문에 YoY 실적 증가폭이 크게 나오지만, 증권사 기대치가 높아서 굳이 따지자면 어닝 쇼크에 해당됩니다. 다만 그동안 러시아 2차 제재 이후 발틱 프로젝트에 대한 비관적 관점이 주가에 이미 반영되었기 때문에 주가는 더이상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오히려 2Q24 실적 공시 익영업일 아침에 주가가 잠깐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졌었지요.
숫자를 좀 더 살펴보죠. 1Q24 대비 매출액은 QoQ 증가한 반면 수익성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GPM부터 1Q24 대비 감소하기도 했고, 대손상각비가 크게 증가하여 판관비에 반영된 것이 OPM 훼손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 하에 대손상각비까지 등장했다는 점은 우려스럽군요. 다만 동사의 고객사들이 대형업체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돈을 떼이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2. 주요 프로젝트별 대손상각비(손실충당금)
프로젝트마다 손실충당금 적립 비율은 상이하며, 대체로 오래된 것일수록 비율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LINE Project 같은 경우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플랜트 관련으로 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업체들도 참여하고 있는데 손실충당금 적립률은 약 12%에 달합니다. 계약상대방의 신용도가 높은 태안화력, 샤힌 프로젝트 등도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군요. 공사 대금이 정상적으로 회수되면 충당금은 환입되어 다시 이익에 반영되기 때문에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미청구공사에 대해서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샤힌 프로젝트의 총 계약금액은 550억원 수준인데, 미청구공사가 134억원 입니다. 진행률이 37% 이므로 204억원 상당의 매출이 발생했겠지만, 계약상 대금 지급 조건 차이로 이 중 70억원만 매출에 반영하고, 나머지 134억원은 미청구공사 계정에 넣어둔 셈입니다. 아마도 샤힌프로젝트의 대금 지급 조건은 헤비테일에 가까운가 봅니다. 여기 들어가는 피팅 제품들도 중국산을 사용했다고 하니 프로젝트 예산이 팍팍했던 모양입니다.
전체 미청구공사 금액을 재무상태표 상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3년말 대비 미청구공사 금액이 많이 증가했지만, 절대 금액으로 보면 초과청구공사 금액이 여전히 더 많습니다. 두 계정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동안 긍정적인 면만 바라보다가 부정적인 면이 나타나기 시작하니까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3.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 발틱 프로젝트
2차 제재 이슈와는 별개로 공정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동안 약 10% 가량 공정이 더 진행되어 금액으로는 196억원이 매출에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GL 8J에 따라 10월말까지만 공사를 할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IR 담당자에게 여러번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를 하지 못했고, 이메일을 보내도 회신이 없었습니다.
지난번에 발틱 프로젝트 관련 케이스를 설정하여 적정 주가 수준을 추정해봤었죠. 이를 적절히 조정하여 업데이트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4-08-16 기준 주가는 여전히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발틱 프로젝트를 감안하지 않아도 상반기 매출액을 봤을 때 '24년말 연간 누적 매출액이 1,900억원 수준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무리 수주잔고가 풍부해도 매출에 반영이 안되니 공시된 숫자만 가지고 프라이싱을 해도 이상할 게 없겠지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현재의 주가는 바닥에 근접했다고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넉넉한 수주잔고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점, 저점에서 약 30% 주가 반등이 있었다는 점, 어닝쇼크에도 불구 주가 하락이 없다는 점 등이 그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충족하지 못한 조건이 있다면 사람들에게 외면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그건 이 글에 대한 반응을 보면 알 수 있겠죠^^
4. 건재한 수주잔고
1Q24 기준 수주잔고는 5,774억원 이었고, 이번 분기 잔고는 5,659억원 입니다. 조금 줄어들었죠. 수주총액은 6,630억원으로 1Q24 기준 6,194억원 대비 증가했습니다. 공시할만큼 큰 건은 아니었다 해도 신규 수주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겠지요. 버틀러를 통하여 시각화된 수주 정보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4-08-16 기준 동사의 시총은 1,423억원 입니다. 수주를 얼마나 더 쌓아야 투자자들이 걱정하지 않을까요? 수주잔고가 여기서 더 늘어나면 동사가 그 물량을 소화할 수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생산 능력 및 실적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게 동사의 또 다른 문제점이기도 하죠. 이에 대한 공시자료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5. 결론 : 투자 피로도와 수익은 비례하는가?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걱정거리가 많아져 피로감이 생깁니다. 1분기까지만 해도 기대가 컸던 수주잔고들이 지금은 골치덩어리처럼 여겨지는 게 한편으로는 이상해보입니다. 사람의 심리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정말 큰 것 같습니다.
누군가 "반도체, 화장품, 조선 등 잘 나가는 산업 많은데 지금 디와이피엔에프를 사는 게 맞나?" 라고 질문한다면 맞다고 대답하긴 어렵습니다. 밸류에이션으로 따져봐도 사실 이보다 저렴한 종목도 많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간에 숫자만 놓고 봤을 때, 동사가 향후 벌어들일 수 있는 기대수익 대비 현재의 시총은 불편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좀 더 기다려봐야겠습니다.
* 참고자료
- DART 공시자료
* Disclaimer
- 저는 이 글과 관련한 종목을 언제든지 관련 매매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투자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보유 종목이 속한 산업의 방향성을 검토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정보 공유 차원에서 공개하지만 그 목적은 어디까지나 단순 정보 제공일 뿐입니다. 누군가 이를 근거로 투자를 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일들에 대해 저는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또한, 이 글의 내용은 부정확한 내용과 오류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투자는 본인의 독립적인 리서치, 판단, 의사결정 등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투자의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잘 읽었습니다. 다른 글을 읽어보아도 글 솜씨도 좋으시고, 지식이 방대하신 것 같은데 네이버 블로그를 따로 하시진 않으시나요? 금방 유명해지실 것 같습니다.. ㅎㅎ
ReplyDelete칭찬 감사드립니다^^ 네이버 블로그도 고민하고 있긴 한데 본업이 따로 있다보니 어려움이 있네요^^
Delete좋은 분석 글 감사합니다. 디와이피엔에프 요새 관점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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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ete사우디 라스알카이르 프로젝트 취소와 얀부, 주바일 프로젝트 재검토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동사의 수주 타겟은 아니었다고 하나 주변국, 그리고 기타 프로젝트 진행 여부에도 여파가 있다는 것도 문제이고, 동사의 대표적 전방산업인 석유화학에 공급과잉 이슈가 부각되었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현재 수주잔고가 2년 정도 일감은 될듯 한데 그 이후가 불투명하군요.. 일단 미 대선과 금투세 이슈가 정리된 다음에 판단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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