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 우크라이나 재건 시 국내 건설기계 수요 추정

Summary

ㅁ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은 '22.2월~'24.7월까지 640십억달러(840조원)으로 추정

 ㅇ 이 중 주택, 운송, 산업 부문 재건비용은 292십억달러(402조원)

 ㅇ 10년에 걸쳐 상기 비용 소요 예상

ㅁ 3가지 시나리오를 구성하여 재건 시 국내 건설기계 업체 매출 추정 가능

 ㅇ 변수는 재건 비용 중 건설기계가 차지하는 비율, 우크라이나 내 국내업체 점유율

 ㅇ HD현대 계열 2개사 각각 연간 매출 1~3천억원, 영업이익 80~240억원 증가 기대

ㅁ 보수적으로 봤을 때 양사 모두 재건 이슈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10% 미만

ㅁ 이를 투자 아이디어로 삼는다면 기대치를 낮추고 시계열을 짧게 잡아야할듯



우크라이나 재건 시 국내 건설기계 수요 추정


| 들어가며

美 트럼프 당선 가능성 증가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종전(또는 휴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원통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니 계산기를 다시 두들겨 봐야할 시점입니다. 이미 예전에 몇몇 건설기계 리포트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에 관해 다룬 바 있었지요. 당시 자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몇 가지 시나리오를 구성해볼까 합니다.

사진 : HD현대인프라코어의 Develon 브랜드 굴착기 (HD현대인프라코어 홈페이지)


| Contents

1.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

2. 건설기계 수요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

3. 우크라이나 재건 이슈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

4. 결론 : 밸류에이션과 테마의 결합



1.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22-02-24에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재건 비용으로 언급되고 있는 수치 486십억달러(671조원, 환율 1,380원 기준)세계은행, EU, UN 합동으로 RDNA(Rapid Damage and Needs Assessment)를 통해 계산한 값으로, 전쟁 발발 이후 '23년말까지 발생한 물리적 손상, 간접손실 등의 복구/재건을 위한 재정적 요구(Needs) 추정치 입니다. 복구/재건에는 대략 10년 가량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하니 이를 연간으로 단순 환산해보면 매년 49십억달러(67조원)이 필요합니다.


'23년말까지 반영되어있는 이 비용을 '24년 7월말 기준으로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22개월간 발생한 피해에 대한 재건 비용이 486십억달러이므로, 여기서 1개월당 재건 비용을 산출하면 22십억달러(=486십억달러/22개월) 입니다. 따라서 '23년말 기준 재건 비용 486십업달러에 154십억달러(=22십억달러*7개월)을 가산하면 640십억달러(840조원)이 산출됩니다.

참고로 과거 세계은행, EU, UN은 '23년 2월 기준으로 12개월 동안 발생한 피해에 대한 재건비용을 410십억달러로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를 1개월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4십억미불/1개월로 계산됩니다. 상기 계산 결과와 비교해보면 전쟁 경과에 따라 피해금액이 체감하고 있다는 게 보입니다.

아무튼, 이번 글의 초점은 국내 건설기계 제조업체(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이니 재건 비용 총액을 부문별로 분해하여 보겠습니다. 재건 비용은 주택, 운송, 산업, 에너지, 농업, 기타 6개 부문으로 나누어 집계되고 있으며, 이 중 건설기계 수요가 주로 발생하는 부문은 주택, 운송, 산업이므로 해당 범위 내에서 계산을 하겠습니다. 물론 에너지, 농업, 기타 부문에서도 건설장비 수요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큰 금액은 아닐 것으로 보고, 이러한 과소 오차는 주택, 운송, 산업 부문의 간접손실로 인한 과다 반영치와 상쇄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편의상 주택, 운송, 산업 부문 재건비용 합계치를 "유효 재건비용"이라 부르겠습니다. 유효 재건비용은 292십억달러(402조원)이고, 연간으로는 29십억미불(40조원)씩 발생합니다. 이 금액 중 건설장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각각 3%, 5%, 7% 로 보아 3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보겠습니다.


2. 건설기계 수요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

재건비용 중 건설기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다올투자증권 최광식 위원님의 경우 5%로 가정했습니다. 저는 이를 기준으로 3%, 7% 시나리오를 추가하였으며, 각 시나리오 내에서는 우크라이나 건설기계 시장 내 국내기업 점유율 20%(동일 출처)를 기준으로 30%, 40% 까지 세부 시나리오를 확장하였습니다.

각 시나리오에서 국내 기업 점유율 20%에 해당하는 부분은 노란색 음영 처리를 해두었습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HD현대 건설기계 지주회사) 측은 우크라이나 재건이 시작되면 점유율 30~40% 까지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보였으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현재 점유율을 현상 유지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유효 재건비용 중 건설기계가 차지하는 비율(이하 "건기비율")이 3%에 해당되는 경우 입니다. 우크라이나 재건이 시작되면 각국 중고 건설기계를 지원할 수도 있어(이 경우 중고를 지원해준 국가에서는 신규 대체수요 일부 발생) 기준 비율 5% 에서 일부 할인한 수치 입니다. 이 경우 10년에 걸쳐 연간 2.4조원에 상당하는 건설기계 수요가 발생하며, 한국의 시장 점유율 20% 가정 시 연간 약 2천억원의 매출 증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1개사당 연간 매출 1천억원 증가 & 영업이익 80억원(OPM 8% 가정) 증가 효과가 발생합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건기비율 5% 가정(시장 점유율 20% 가정)으로 1개사당 연간 매출 2천억원 증가 & 영업이익 160억원 증가를 기대할 수 있고, 세번째 시나리오연간 매출 3천억원 & 영업이익 240억원 증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3. 우크라이나 재건 이슈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

건설기계 양사의 시가총액과 '23년 실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크라이나 재건 이슈에 따라 발생하는 연간 영업이익 증가치는 양사 모두 기존 실적의 10% 미만 수준 입니다. 물론 국내업체 시장 점유율이 더 커지는 시나리오로 갈수록 유의미한 실적이 발생할 수 있으나, 지금은 보수적으로 따져봐야겠죠. 시장에서는 건설기계 종목의 밸류에이션을 높게 쳐주고 있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이슈가 없어도 저렴한 상태이니 목표 POR을 현재 대비 20% 가량 올려잡아도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또한, HD현대건설기계의 실적이 HD현대인프라코어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이슈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큽니다. HD현대건설기계의 주가 반응이 훨씬 더 강했다는 점은 시장이 이를 선반영했다는 의미가 되겠죠. HD현대인프라코어도 상대적으로 더디긴 하지만 주가 상승이 있어 하락 추세가 전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보면 HD현대인프라코어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이나 실적 성장성 관점에서 보면 HD현대건설기계가 더 돋보이는군요.


4. 결론 : 밸류에이션과 테마의 결합

우크라이나 재건 이슈와 건설기계 종목의 관계는 포항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피팅업체 종목의 관계와 비슷해보입니다. 사실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피팅업체의 실적으로 유의미하게 반영되려면 낙관적으로 봐도 10년은 걸릴 겁니다. 게다가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생산 단계까지 가서 FPSO 발주까지 나와야 유의미한 피팅 수요가 발생하는데, 그렇다 해도 FPSO 1기당 800억원(FPSO 1기당 4조원*2%) 정도 매출 증가 효과가 나오는 수준 입니다. 태광, 성광벤드 양사가 이걸 반씩 나눠가지면 기대한만큼의 실적이 안나올 겁니다.

 * 참고 : 태광 | 업사이드의 굴곡을 피크아웃이라 하지 말라

    https://agde-agde.blogspot.com/2024/06/blog-post_20.html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뉴스에 요동치는 모습을 보입니다. 아마도 전방 업황이 긍정적인데 반해 밸류에이션이 비싸지 않아 겸사겸사 매매가 몰리는 것이겠죠. 피팅업체들은 미국, 중동 LNG 프로젝트의 장기 방향성이 명확해서 상황이 급변하지 않는 한, 물려도 주가 빠졌을 때 물 타면 수익이 날 수 있는 구간 입니다. 

건설기계의 경우 피팅업체만큼 업황이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국가마다 상황이 다르고 북미는 피크아웃을 보여 향후 YoY 매출 증가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에서 나온 실적이 받쳐줘야 투자자로서 부담이 없는 상황입니다만... 이 쪽도 큰 도움이 되는 실적 증가폭은 아닐 뿐 더러 이 또한 실적에 반영되려면 2년 정도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재건 공사는 10년 걸린다고 하니 실적의 지속성은 건설기계가 피팅 대비 우위일 수 있겠습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건설기계도 종전(또는 휴전) 뉴스가 진행될 때마다 주가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종전 시점이 매수 타이밍이 될 지 매도 타이밍이 될 지는 주가 변동폭을 확인해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종목별로 차이가 있겠죠.


* 참고자료

 - 건설장비 |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신한투자증권 이동헌, 24-05-23)

 - 건설기계 | 미국 뜀, 유럽 띰 (다올투자증권 최광식, 오지훈, 24-03-13)

 - 건설기계 | Derisking & Rebuild (IBK투자증권 이상현, 2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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