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 (2) 산업 트렌드와 주요 업체

이 글은 과거에 운영하던 블로그에서 2022-06-21에 올렸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1. LNG 시장의 성장 가속

2. 밸류체인 내 주요업체

 (1) 킨더모건

 (2) 셰니어 에너지

 (3) 뉴포트리스 에너지

 (4) 플렉스 LNG

 (5) 골라 LNG 

3. 시사점



1. LNG 시장의 성장 가속


유럽이 러시아 PNG를 LNG로 대체하는 계획을 발표하고, 실행으로 옮기면서 LNG 시장의 성장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제 전쟁이 끝난다 해도 러시아가 자원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충분히 겪었기 때문에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22년 4월말까지 유럽의 LNG 수입량은 YoY 52% 증가했다고 합니다.

유럽 수입량이 증가했다는 건 다른 어딘가의 LNG 수출 물량 증가를 의미합니다. 이 물량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나온 것입니다. 수출 터미널 용량의 한계가 있어 유럽으로 수출이 증가한만큼 아시아 향 수출은 많이 감소했습니다. 아시아권 국가들은 미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LNG 수입량을 채워야겠지요.


미국이 LNG 수출에 적극적인 것은 유럽 안보를 위한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국 내 천연가스가 공급과잉이기 때문입니다. 수출 터미널 확대를 적극 추진하여 유럽에도, 아시아에도 많이 수출하고 싶은 겁니다. 지금이야 수출 터미널(보관시설 포함) 용량 대비 유럽향 수출이 워낙 많아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도 요동치고 있지만, 증설이 끝나고 나면 안정을 찾을 겁니다. 프리포트 터미널에 화재가 나니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유럽이 러시아 PNG를 대체할 수는 없기에, 수입 터미널 신규 계획을 수립합니다. 1편 FSRU 부분에서도 내용을 다룬 바 있지요. 북서부 유럽(프랑스, 벨기에, 독일, 네덜란드)은 '28년까지 연간 54bcm (billion cubic meter, LNG 1MT(백만톤) = 천연가스 1.38~1.41bcm) 용량에 상당하는 신규 수입 터미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독일은 그동안 러시아 PNG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었기에 LNG 수입 터미널은 아예 없었습니다. 그래서 야심차게도 3개의 터미널 건설을 계획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래 도표에서는 add two or possibly three LNG import terminals 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수입 터미널 완공까지는 2~3년 걸린다는데 '28년까지 하겠다면 이건 너무 느슨한 계획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와의 신속 & 완전 결별이 진심이었다면 더 빨리 진행했겠지만 다른 사정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일단 러시아와 체결한 장기 가스 공급계약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이 핑계 저 핑계로 가스 밸브를 잠궜다 열었다 하면서 속을 썩이지만 기왕 계약을 한 거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은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저렴하기도 하구요. 계약이야 나중에 만기도래 시 연장을 안하면 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점진적으로 러시아의 공급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유럽도 러시아에게 뭔가 한 방을 보여줘야 합니다. 러시아한테 큰 소리 치려면 LNG를 끌어올 수 있어야 하니 적정 수준의 인프라를 지어야겠죠. 그러나 LNG는 PNG보다 훨씬 비싸니까 이게 유럽에게 좋기만 한 일은 아닙니다. 결론적으로는 러시아에 대한 통제력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는 LNG 수입량에 도달하면 그 외 나머지 물량은 PNG로 채우는 게 가장 합리적입니다. 실제로 단기적으로 유럽의 수입 터미널은 시간을 좀 더 절약할 수 있는 FSRU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이것도 꽤 많은 양이니 상황이 지금보다 좋아지면 육상 수입 터미널 건설에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2. 밸류체인 내 주요업체


리포트 상에는 데번에너지, 킨더모건, 엔터프라이즈 프로덕츠, 셰니어 에너지, 셈프라 에너지, 텔루리안, 뉴 포트리스 에너지, 플렉스LNG, 골라LNG를 다루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판단한 업체 몇 개만 정리하겠습니다. 업체별 전체 사업내용, 재무현황, 어닝 수준 등은 확인해보지 않았습니다.


(1) 킨더모건 (티커 : KMI)


천연가스 생산지에서 수출 터미널까지 파이프라인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미드스트림 업체 입니다. LNG 수출이 증가하는 상황이라면 파이프라인 수요도 당연히 증가하겠지요. 미국 파이프라인은 주요 셰일 생산지와 수출 터미널이 위치한 걸프 해안에 집중되어있다고 있습니다. 킨더모건은 미국 천연가스의 약 40% 를 처리하는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고, 운반한 가스의 50%는 수출되고 있습니다. 동사가 수출 터미널로 보낸 천연가스 물량은 YoY 32% 증가했다고 합니다.

LNG 수출 증가가 가시화되면서 파이프라인 투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18개월 이내에 Permian Highway Pipeline, Gulf Coast Express Pipleline 확장 및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는데, 이게 다 되면 가스 인도 용량은 하루 최대 1.2Bcf (Billion cubic feet | 1 cubic feet = 28.3리터) 입니다. 이 밖에도 장기 계획으로 잡아놓은 신규 프로젝트도 진행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합니다.


(2) 셰니어 에너지 (티커 : LNG)


미국의 대표적인 LNG 수출 터미널 회사로, '22년 4월 미국 LNG 수출의 거의 절반(유럽 LNG 전체 수입량의 약 30%)을 처리했다고 합니다. 현재 Sabin Pass 터미널(30MTPA), Corpus Christi 터미널(15MTPA)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출 터미널의 사업 방식은 2가지로 나뉩니다.

첫번째는 Tolling 구조로, 천연가스를 LNG로 액화하고 물량에 따라 수수료만 수령합니다.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는 대신 수수료만 받는 사업 방식 입니다. 지금까지는 대개 이 방식으로 가는 업체가 많았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Merchant 구조 입니다. 이는 자기 책임 하에 천연가스를 구매하여 자기 터미널에서 LNG 액화 후 고객에게 판매하는 구조 입니다. LNG 가격 변동 및 사업 조율 리스크를 부담하는 방식이나, 현 상황에서는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가장 큰 수출 터미널 회사이다 보니 수출 및 천연가스 조달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고 있습니다. '21년 9월 프랑스 유틸리티 회사 Engie와 20년 LNG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미국 천연가스 회사 EOG Resource 로부터 천연가스 조달을 증대시키는 계약을 체결하는 식이지요. 올해 5월에는 캐나다 회사 ARC Resources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는데, 캐나다에서 걸프 해안까지 천연가스가 들어오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캐나다에서 미국 남동부까지 천연가스를 가지고 와서 액화 및 수출을 해도 돈이 된다는 얘기니까요.

신규 터미널 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현재 2단계까지 가동 중인 Corpus Christi 터미널의 3단계 프로젝트(10MTPA)에 대한 FID(Final Investment Decision : 최종 투자 결정 단계)가 여름 중에 이뤄질 것이며, '25년말부터 LNG 선적이 가능하도록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앞서 언급한 캐나다 천연가스는 이 쪽으로 매칭시키는 물량입니다.

(3) 뉴 포트리스 에너지 (티커 : NFE)


FSRU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유럽의 수입 터미널 대체 수요 증가의 수혜를 보는 회사입니다. 현재 7개의 FSRU와 FSRU 전환 가능한 2척의 LNG 선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LNG 업황이 부진할 때 저렴한 중고 LNG선을 많이 매입하기도 했고, '21년 4월 골라LNG 파트너스 LP와 합병하면서 6개의 FSRU와 6척의 LNG 선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요즘 돈 많이 벌고 있겠군요. Fast LNG에 대한 내용은 1편에서 다루었으므로 생략합니다.

중고 LNG선을 개조하여 FSRU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 FSRU 증가는 중고 LNG선 공급 감소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중고 LNG선 가격이 많이 올랐고, 따라서 FSRU 증가도 제한적일 것입니다.

(4) 플렉스 LNG (티커 : FLNG)


장기 공급계약보다 Spot 시장에 집중하는 LNG 해운사 입니다. 현재 13척의 LNG 선단을 운영하고 있어 업황 호조에 따른 수혜를 받고 있습니다. 13척 중 9척이 '18년 이후에 건조된 신형 선박이라 연비 효율이 좋습니다. 그러나 도착지가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바뀌면서 운항거리가 감소한 탓에 1Q22 실적은 부진했습니다. 그래도 운임이 오른 상태에서 장기 용선 계약을 많이 늘었고, 용선료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5) 골라 LNG (티커 : GLNG)


유럽향 수출 물량을 담당하는 아프리카 FLNG에 집중한 회사입니다. 비록 뉴 포트리스 에너지에 FSRU와 LNG 선을 모두 매각해버렸지만(...) 카메룬에서 Hilli FLNG를 운영하고 있고, 모리타니와 세네갈 연안에서 '23년 1분기부터 운영할 Gimi FLNG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이 쪽에 올인한 이유는 아프리카의 천연가스 가격이 저렴하고, 유럽까지 운송거리가 짧으며, FLNG 운영에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3. 시사점


살펴본 업체 대부분이 미국 업체들 입니다. LNG 밸류체인 - 탐사, 생산, 파이프라인 운송, 보관, 액화 등에 있어 각 업체가 사업 영역을 분담함으로써 리스크를 분산하고, 새로운 공법으로 설비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모두 가격 경쟁력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글로벌 천연가스의 가격 결정방식은 가격연동제, 정부규제에서 벗어나 시장결정방식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LNG 전체로 보면 가격연동제에 묶여있는 장기계약 물량이 여전히 많지만, 시장결정방식은 '05년 13%에서 '20년 44%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시장결정방식 물량이 늘어날수록 미국의 경쟁력이 부각될 것입니다.

LNG는 앞으로 에너지 시장에서의 비중이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현재의 특수한 상황도 있지만,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에 있어 가교 역할을 하는 에너지원이기 때문입니다. LNG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투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업체에 대한 팔로업이 부담스럽다면, 국내 조선 기자재 업체, 피팅업체, 강관업체가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참고
 - New Convergence : 미국 주도 LNG 시장에서 본 글로벌 투자
   (2022-06-17 / 서병수, 이진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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