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 (1) 필요 인프라와 산업 흐름

이 글은 과거에 운영하던 블로그에서 2022-06-21에 올렸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Contents


1. LNG 개요

2. 필요 인프라

 (1) 액화 수출 터미널

 (2) 운송

 (3) 재기화 수입 터미널



1. LNG 개요


LNG (Liquified Natural Gas)는 천연가스를 안전하게 보관 또는 운반하기 위해 -162도로 냉각하여 형성한 투명/무색 액체 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점화되지 않고 독성도 없으며, 냉각하면서 부피 또한 600배나 줄어듭니다. 그러나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액화 상태인 LNG를 기체 상태인 천연가스로 다시 기화시켜야 합니다. 유럽처럼 파이프라인을 이용하여 천연가스 형태 그대로 유통하는 PNG (Pipeline Natural Gas) 방식은 액화와 재기화가 생략되므로 훨씬 저렴합니다. 결국 LNG는 값비싼 천연가스 유통 방법인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LNG는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만 사용합니다. 대개 에너지 자원 부족 + 파이프라인 부족(또는 불가능) 문제가 있지만 돈은 꽤 많은 동북 아시아에서 LNG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유럽에서도 거리상 파이프라인이 닿기 어려운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유럽 국가 치고는) LNG를 많이 사용합니다.


2. 필요 인프라


그럼 이제 LNG 인프라를 살펴보겠습니다.



(1) 액화 수출 터미널


천연가스를 시추한 곳은 육상 또는 해상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육상에서 시추한 다음 이를 LNG 형태로 수출한다고 하면, 이를 파이프라인으로 수출 터미널까지 일단 옮겨야 합니다. 여기서 천연가스를 액화하여 LNG로 만들고, 저장도 하고, 배에 실어주기도 하는 거지요. 설비를 만드는 게 비쌉니다. '24년 가동 예정인 미국 Golden Pass LNG 육상 수출 터미널18 MTPA (Million Tonnes Per Annum : 연간 백만톤) 규모에 구축 비용이 100억달러가 들었다고 합니다.

비용도 비싸지만 수출 터미널은 보통 5년 정도의 공사 기간이 소요되어 현재의 유럽 입장에서는 적시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플랜트 EPC 업체 베이커 휴즈가 모듈화 공법을 이용, 공사 기간을 대폭 단축한 사례가 나와서, 미국 터미널 업체 벤처 글로벌의 Calcasieu Pass 터미널(10 MTPA) 같은 경우 29개월만에 가동 단계까지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터미널 압축 트레인 사전 제작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라는군요. 동일한 방식으로 현재 1단계 공사가 진행 중인 Plaquemines 터미널(20 MTPA)도 '24년 가동을 목표로 작업 중이라고 합니다.

한편, 천연가스 생산지가 해상이라면, 시추한 천연가스를 육상 수출 터미널까지 옮겨서 액화하는 번거로움 없이, 해상에서 곧바로 액화할 수 있는 FLNG(Floating LNG)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여기에 올인한 회사가 Golar LNG 인데, '18년부터 운영한 2.4MTPA 규모 FLNG의 CAPEX가 14억 달러라고 합니다. 같은 규모라고 하면 육상 터미널보다 훨씬 비싼 셈이지만, 해상 처리 방식의 어려움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다고 봐야겠지요. 만약 시추 지역이 북아프리카이고 LNG 수요지가 유럽이라면, 천연가스 자체도 저렴하고 유럽까지 거리가 가까워 운송비 절감이 가능합니다. 치안이 좋지 않은 아프리카 지역에 육상 수출 터미널을 짓는 게 리스키 하기도 하구요.

육상 수출 터미널 공사 시 모듈화 공법으로 시간과 비용을 아낀 사례가 있었는데, 해상 쪽에서도 미국업체 뉴포트리스 에너지가 Fast LNG 라는 새로운 형태의 해상 액화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육상에서 모듈을 제작하여 해상에 설치하는 방식이라고 하네요. 18~20개월이면 시운전까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22년 2월 이탈리아 Eni 와 콩고 LNG 프로젝트에서 1.4MTPA 해당 부분을 이 방식으로 진행해서 '23년 2분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LNG 수출은 그동안 카타르와 호주가 많이 했지만, 코로나 이후로는 미국이 급속히 떠올라 1위를 차지했습니다. 민간기업들의 기민한 움직임을 보면 앞으로도 미국이 1위를 굳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운송


이건 우리나라가 잘하는 영역입니다. 수출 터미널에서 천연가스를 액화했으니 LNGC(LNG Carrier)를 이용하여 이를 운반해야죠. LNG 특성상 보관 과정에서 낮은 온도를 제대로 유지하지 않으면 기화되어버립니다. 기술력을 요하는 부분인데, 이걸 아무리 잘 처리해도 고압가스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자연기화되는 부분이 발생합니다. 조선 관련주에 투자하는 분들이라면 LNG선 멤브레인 화물창의 마크III와 No 96, No 96 Super+ 타입에 대한 얘기를 아실 겁니다. 자재도 물론이거니와 배를 만들 때도 결국 자연기화율을 낮추면서 비용을 잡는 게 관건이지요.

중국은 비용은 잡았지만 가던 배가 바다 한가운데 멈춰서서 선주들에게 단단히 찍힌 바 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나라에 LNGC 발주가 많습니다. 중국은 단일 국가로 볼 때 LNG 수입량이 많은 국가이기 때문에 장기계약 과정에서 중국 조선소에 LNGC 발주를 밀어주기도 합니만, 전체 발주량 대비 수주량을 보면 여전히 유의미한 비중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중국 LNGC의 신뢰도가 제고될 때까지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 땐 이미 선박 연료 트렌드가 암모니아나 메탄올 쪽으로 많이 전환되어있지 않을까 싶군요.



(3) 재기화 수입 터미널


서두에 언급했듯이 LNG 상태에서는 불이 붙지 않으니 이를 천연가스로 기화시키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무턱대고 상온에 꺼내면 공중에 다 날아가버리거나 주변 인화기의 영향으로 폭발할 수도 있으니 안전하게 가스로 기화시켜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입 터미널을 만드는 것 또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인데, 보통 2~3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유럽이 사용하는 러시아 천연가스를 전부 LNG로 대체하여 수입한다면, 필요 물량은 100 MTPA 라고 합니다. 지금 유럽 상황으로는 비용보다는 시간이 문제지요. 그래서 수입 터미널 건설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선박 형태의 재기화 & 보관 시설 FSRU (Floating Storage and Regasification Unit) 가 각광 받고 있습니다. '22년 5월 현재 유럽에서 발표된 신규 FSRU 계획은 총 18개이고, 러시아 천연가스 대체물량 전부를 FSRU로 처리하려면 총 30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FSRU 계획 물량이 적지 않은데, 신규 육상 수입 터미널 계획도 가지고 있지요. 지금은 유럽이 100% LNG 수입 대체를 외치고 있지만, 전후 러시아와 천연가스에 대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에서 LNG 도입량을 조절하려고 할 겁니다. 이 과정에서 계획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 입장에서는 물가 문제로 인해 가급적 LNG 비중을 작게 가져가고 싶겠지요.

국제 분위기가 과거와 달라졌으므로 LNG 장기 수요는 과거 대비 더 많아지겠지만, 투자자가 원하는 만큼 빠른 속도로 착착 진행되진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 입니다.


지금까지 정리해본 바와 같이 LNG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므로, LNG 공급 계약은 10~20년 단위 장기 계약으로 체결하게 됩니다. 수출 터미널, LNGC, 수입 터미널까지 상호 협의 하에 세팅하고 시작하는 거니까 계약이 발효되고 나면 물량 조절의 여지는 많지 않습니다.

분량이 길어지니 밸류체인상 주요 업체 등은 다음 편에서 다루겠습니다.


* 참고
 - New Convergence : 미국 주도 LNG 시장에서 본 글로벌 투자
   (2022-06-17 / 서병수, 이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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