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탈정공 | 3Q23 실적 리뷰 : "양지에 드리우는 인건비의 그림자"

 세진중공업과는 달리 데크하우스의 수익성으로 3Q23 실적을 선방한 모습입니다.


|| Disclaimer ||

저는 이 글에서 다루는 종목을 보유하고 있어 긍정 편향이 있을 수 있으며, 언제든지 해당 종목을 매매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투자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보유 종목의 사업 방향성을 검토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정보 공유 차원에서 공개하지만 그 목적은 어디까지나 단순 정보 제공일 뿐입니다. 누군가 이를 근거로 투자를 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일들에 대해 저는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또한, 이 글의 내용은 부정확한 내용과 오류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투자는 본인의 독립적인 리서치, 판단, 의사결정 등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투자의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 3Q23 실적 요약





연결 기준으로는 YoY 성장했으나 별도 기준으로는 감소했습니다. 오리엔탈정공은 선박용크레인을 취급하고 있으며, 연결 자회사 오리엔탈마린텍은 데크하우스를 취급하고 있습니다. 연결 실적은 좋고 별도 실적은 부진하니 데크하우스는 잘 됐고 선박크레인은 부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매출 : 선박용크레인 부진은 일시적 현상인가?


올해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컨테이너선 향 크레인 납품이 많아 크레인 부문은 YoY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증권사 전망이 있었고, 수치는 차이가 좀 있지만 실적의 방향성은 전망대로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현황과 전망은 모두 양호합니다. 선박용크레인, 데크하우스는 선종에 관계없이 모두 들어가는 부분이고, 경쟁사도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크레인 부문의 매출 부진은 일시적인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공시자료의 생산실적은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숫자가 나오고 있어 모니터링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컨테이너선은 척당 2~3대의 크레인이 들어가고 LNG, LPG 선 또는 탱커는 5~6대의 크레인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올해 크레인 생산실적은 YoY 감소해야 하고, 데크하우스는 YoY 증가해야 할 것입니다. 분기별 생산실적 그래프를 보겠습니다.

단위는 모두 "개" 입니다.





크레인은 생산 실적은 YoY 증가했고 데크하우스는 YoY 감소했으니 예상과는 정반대 그림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간 누적으로 보아도 3Q23 기준 크레인 생산량은 369개, 3Q22 362개로 올해가 더 많습니다.

그렇다면 크레인은 개당 납품단가가 하락했고, 데크하우스는 증가했나? 라고 추정해볼 수 있겠지만 분위기 좋은 조선업황과 동사의 과점 구조를 볼 때 이러한 추정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차라리 선종별로 크레인 사양이 다른데, 컨테이너선 크레인은 납품단가 자체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추정하는 게 더 맞을 것 같군요.

수주잔고는 우상향을 유지하고 있어 매출 우상향 기대감은 여전합니다. LNG선향 크레인 납품이 본격화되면 크레인 부문 매출도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버틀러의 힘을 빌려 수주잔고를 확인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계품은 크레인, 구조물은 데크하우스 입니다.


공시자료상 주요 거래처를 확인해보면 한국조선해양 향으로도 비중이 꽤 많이 올라왔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이제 국내 3사를 다 커버하는군요.


| 매출원가 : 원자재 가격 하락과 고정비 효과

주요 원자재인 철판 가격은 전년 대비 하락했습니다. 데크하우스 쪽은 발주처로부터 사급을 받는 구조이니 원자재 영향은 대체적으로 중립적입니다.



별도 재무제표상 매출원가 YoY 하락폭은 매출의 YoY 하락폭보다 낮아서 수익성 악화의 주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원재료 가격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원가 하락폭이 더딘 것은 인건비가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고정비 효과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난 것이죠.

3Q23 직원현황은 2Q23과 동일하다고 하니 반기보고서 상의 내역을 확인해보았습니다.




YoY 인원이 조금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건비는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동사는 상대적으로 인력 문제가 양호한 편이라고 들었는데 숫자만 놓고 보면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외주가공비는 판관비(성격별비용) 항목에서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 판관비(성격별 비용) : 인건비와 외주가공비

예상대로 인건비, 외주가공비 모두 증가하고 있으며, 외주가공비의 상승폭이 더 가파릅니다. 연결 기준부터 보겠습니다.


다음은 별도 기준 입니다. 의외로 인건비, 외주가공비 상승폭이 연결 기준보다 낮습니다.



상기 사항을 종합해보면, 크레인 부문 수익성이 호전되는 게 아니라 데크하우스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사와 같은 품목인 데크하우스를 취급하는 세진중공업이 3Q23 실적에서 충격을 안겨주었던 게 떠오릅니다...


세진중공업 3Q23 실적 리뷰



| 금융원가 : 오리엔탈마린텍의 이자비용 상승


오리엔탈정공의 3Q23 연간 누적 이자비용은 1억원 미만이라서 의미가 없지만, 연결 기준으로 보면 오리엔탈마린텍의 이자비용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리엔탈마린텍의 이자비용이 많이 나오는 것은 부채가 많아서 입니다. YoY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이 다소 위태로워 보입니다. 고금리 시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차입금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고, 오리엔탈마린텍의 실적 수치가 오리엔탈정공 대비 상대적으로 잘 나오고 있는 이유가 어렴풋이 짐작이 되는 지점입니다.



| 총평 : 기대감과 리스크가 공존하는 상황


23-12-08 기준으로 PBR 밴드를 놓고 보면 오리엔탈정공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으로 비싼 수준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PER 기준으로 보면 '23년, '24년 모두 11~14 수준으로 애매한 수준입니다. 씨클리컬을 PER로 보는 게 좀 그렇긴 합니다만, 업황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포워드 PER 10 이하인 다른 종목이 즐비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민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조선사 수주잔고는 '26년까지는 꽉 차있는 상황이라 동사의 향후 매출 전망도 밝습니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다른 기자재업체와 마찬가지로 인건비(외주가공비 포함) 영향도를 지속 확인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리엔탈마린텍의 실적이 대출금 연장과 대출금리 관리를 위해 회계적으로 마사지하고 있는 수치가 아니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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