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중공업 | 3Q23 실적 리뷰 : "사람이 먼저다"

소주 한 잔 하지 않을 수 없는 세진중공업의 3Q23 실적을 점검해봅니다.


|| Disclaimer ||

저는 이 글에서 다루는 종목을 보유하고 있어 긍정 편향이 있을 수 있으며, 언제든지 해당 종목을 매매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투자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보유 종목의 사업 방향성을 검토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정보 공유 차원에서 공개하지만 그 목적은 어디까지나 단순 정보 제공일 뿐입니다. 누군가 이를 근거로 투자를 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일들에 대해 저는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또한, 이 글의 내용은 부정확한 내용과 오류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투자는 본인의 독립적인 리서치, 판단, 의사결정 등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투자의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 3Q23 실적 요약



매출총이익부터 적자가 발생했고, 판관비는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당연히 적자이고, 금융비용도 증가했습니다.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탑 라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모든 검토는 별도 기준으로 진행합니다.


| 매출 : 수주와 생산실적


매출에 영향을 주는 주요인은 수주에 따른 납품액 입니다. 수주총액 중 납품한 금액은 매출로 인식하고, 납품이 안된 금액은 수주잔고로 잡히겠지요. '16년 이후 수주총액, 기납품액, 수주잔고 그래프는 다음과 같습니다.


3Q23의 경우 YoY 비교했을 때 
기납품액은 조금 감소했고, 수주잔고는 많이 감소했습니다. 수주총액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의 수주잔고는 '16년 이후 최저 수준인데, 수주총액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납품을 많이 했다는 의미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기납품액이 작년에 못미치니 이게 묘한 일이지요.

생산실적을 보면 데크하우스는 YoY 감소했고, LPG탱크는 조금 증가했습니다. 참고로 선실은 데크하우스이고, 선체는 LPG탱크+기타 블록 입니다.




생산실적을 놓고 보면 데크하우스 생산이 많이 감소했는데 그에 비하면 YoY 매출 감소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조선해양 산하 조선소에서 수주는 꾸준히 생기고 있으므로 향후의 매출도 걱정할 필요는 없을테니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 매출원가 : 원재료 가격


매출원가는 이번 분기 실적 중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입니다. 일단 원재료 가격을 점검해봤습니다.


3Q23 기준 원재료 현황


3Q22 기준 원재료 현황


놀랍게도 원재료 단가는 상당폭 내려갔습니다. 조선업종에서 매출원가 상승의 원인이 원재료가 아니라면 인건비 밖에 없겠죠. 인건비를 확인해봤습니다.





인원이 증가했고 인당 평균급여액도 올라갔습니다. 정규직 비율이 많이 올라갔네요.


인력, 인건비 관련 수치가 함의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고정비(인건비) 증가로매출원가, 판관비 동반 증가

 2. 조선업종 내 인력부족으로 인력이탈 방지를 위해서는 임금을 올려주거나 좋은 조건(정규직 채용 등)을 제시해야함

 3. 회사인력이 YoY 10% 증가했으니 이들이 업무에 익숙해질 때까지 비용 상승에 비해 효율 개선효과는 별로

 4. 신규 인력들의 숙련도가 상승하고 이들이 퇴사하지 않는다면, 회사 생산캐파는 더 올라갈 것임


이번 포스팅의 제목에 "사람이 먼저다"를 붙인 이유는 현재 조선업, 조선기자재 전반으로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이번 분기 실적은 엎어졌지만, 회사는 올바른 방향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인건비는 한참 더 올려줘야..) 상황이 심각하다는 소문도 꽤 들리지만 이건 세진중공업 뿐 아니라 조선 3사도 마찬가지니까요.

세진중공업은 분기는 못맞추겠고 연간으로는 어느 정도 숫자를 맞추자는 분위기가 있어서 인력현황을 보니 기다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판관비 : 운반비


매출원가에 비하면 판관비는 변동폭이 작은 편이었습니다. 인건비 상승은 예견되어있는 부분이 넘어가고, 다른 특이사항을 살펴보면 운반비, 지급수수료가 눈에 들어옵니다. 



기납품액, 생산실적 감소폭이 크지 않은데 운반비가 너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비용 인식을 다음 분기로 이연시킨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군요... 4Q23 에는 매출원가가 정상화되면서 운반비가 대폭 상승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금융비용 : 차입금 금리 구조


금리상승기에 이자비용 상승은 이상하지 않은 일입니다. 실제로 많이 증가했죠. 그런데 그 증가 원인은 변동금리 차입금을 고정금리로 많이 돌려서 그런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3Q23 이자부 금융 자산/부채


3Q22 이자부 금융 자산/부채

금융부채 부분만 떼어놓고 보면 
합계액이 YoY 꽤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고정이자율 부분은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금리상승기에 고정금리로 갈아타면 좋은 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고정금리로 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해보신 분이라면 고정금리가 어마어마하게 비싸다는 걸 아실 겁니다.

이번에 미국 CPI, PPI 나오면서 급락하긴 했지만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세진중공업은 9월 이전에 고정금리로 갈아탔을테니 높은 수준의 금리를 감수하면서 금리변동위험을 회피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자율스왑 같은 파생상품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구조적으로 볼 때 금리헷지 타이밍이 안좋았다는 얘기입니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죠.


| 총평 :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하는 걸로


인건비의 역습이 이렇게 빠르고 강할 줄은 몰랐습니다.


긍정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주총액은 우상향 유지

 2. 한국조선해양 수주 지속

 3. 원재료 가격 안정화

 4. 인력확충 진행 중


여건은 충분히 좋고, 문제에 대한 회사의 대응은 방향성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인건비는 앞으로도 더 오르겠지만 4분기 수주 시즌에 납품단가에 잘 반영하면 좋겠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