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 컨테이너선 수주를 장악한 중국 & 오일탱커 선대

| Contents

1. 컨테이너선 수주를 장악한 중국

2. 엔진은 한국 수혜 가능

3. 선대가 유지되고 있는 오일탱커


Dall-E가 표현한 상하이 항의 풍경


1. 컨테이너선을 장악한 중국


올해 발주된 7k 이상 컨선 191척 중 177척(약 93%)을 중국이 수주했습니다. 아직 국내 조선소의 '27~28년 슬롯에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발주가 집중되고 있는 셈인데, 이는 현재 컨선사들에게 빠른 납기는 중요하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이미 '22~23년 발주량으로도 공급 과잉이 예견되어있으니 배를 빨리 받을 이유가 없는 것이죠. 현재의 발주 랠리는 올해 예상치 못했던 운임 상승으로 여윳돈이 생긴 선사들이 보다 확실한 규모의 우위를 점하고, 친환경 선대 교체 및 저가 운임 경쟁에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중국의 14k급 컨선 가격은 시장가보다 약 8% 낮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격 메리트가 있긴 하나 근본적으로 중국이 컨선을 많이 수주할 수 있는 이유는 선주가 이제 중국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MSC, Maersk와 같은 1, 2위 선사들도 중국을 향하고 있어 현존 선대에서는 한국배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발주 잔고 기준으로는 중국배가 한국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우위를 보이던 8k 이상 컨선 인도 비중은 중국이 '25년에 한국을 추월하여 '29년까지 점점 그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엔진은 한국 수혜 가능


이번 조선업 사이클의 주인공이 엔진업체라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현재 발주잔고의 대부분은 D/F 엔진이죠. 중국의 수주잔고 상 '25년에는 42척, '27년에는 58척의 LNG D/F 컨선을 인도해야 하나 아직 중국의 인도 실적은 올해 11척이 최대치 입니다. 메탄올 D/F는 아직 실적이 없는데 '26년에 19척, '27년에 28척을 인도해야 합니다. 불과 3~4년 만에 현재 실적의 5배 이상에 달하는 엔진을 정상적으로 제작할 수 있을까요? 한국 엔진업체의 수혜가 기대되는 지점입니다. 이미 한화엔진은 '23년 매출의 약 20%를 중국 3개 조선소에 납품했고, 올해도 CMHI, New Times 등 중국발 수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급증하는 중국의 인도 스케줄을 감안하면 엔진업체가 향후 판가 협상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선대가 유지되고 있는 오일탱커


오일탱커의 신조선가는 24-09-20 기준 223.1pt로 과거 최고치 256.1pt 대비 상승 룸이 남아있습니다. 타 선종 대비 가격 상승폭이 더 높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근 2년간 약 30% 이상 증가했죠. 중고선가의 변화는 신조선가에 선행하는데, '24년 1월에는 중고선가가 신조선가를 넘어섰습니다. 조선소의 슬롯에 여유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일탱커의 가격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나증권의 자료를 보면 탱커의 선대가 꽤 높은 기울기로 지속 증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래프의 스케일을 보면 1970년대부터 시작됩니다. 2020년 이후로 한정하여 보면 기울기가 완만해집니다. 기본적으로 원유, 정유제품 수요는 매년 증가하니까 선대도 이에 발맞춰 증가해야 수급이 맞아떨어지지만, 오일탱커의 공급 기울기가 완만해지니까 공급이 막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거죠. 시장 참여자들도 모두 이 사실을 알고 있으니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있는 상황이고, 철스크랩 가격까지 수년째 안좋으니 굳이 지금 폐선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대한제강 2Q24 공시자료


이제 오일탱커의 성수기인 4분기로 접어들고 있지만 탱커 운임이 기대한만큼 오르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대감이 선반영된 미국장 탱커주들이 일부 주가 조정을 받았죠. 마침 중국이 경기부양을 다시 시작했으니 철스크랩 가격이 회복되면 폐선이 조금이나마 재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노후탱커는 어차피 일감을 받기 어려우니 "운용 가능한" 오일탱커 선대는 줄어들어 결국 운임은 올라갈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과정이 생각보다 천천히 진행될 것이고, 폐선을 미루는 현상은 계속될테니 이 이야기의 단면에서는 선대가 증가하는 그림이 계속 보일 것입니다. 

대략 2040~2050년 사이가 석유 수요 피크아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와중에 20년 사용할 배를 비싼 값에 발주하려면 고민을 많이 해야할 겁니다. 다수의 탱커 선사가 똥배로 버티다가 탱커 운임이 고공행진하여 물동량 감소분을 커버할 수준이 되면 그 때는 발주하러 몰려들 수 있습니다. 그 이전 시점에 중고선가는 이미 최고가를 찍었을 것이고, 미리 친환경선대를 갖춘 회사들은 꽃놀이패를 쥐게 될 겁니다. 확정된 미래가 보이지만 그게 실현되는 시점이 언제일지 알 수는 없으니 오래 버틸 수 있는 자금력이 있어야 이 게임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존 프레드릭센처럼 자금력이 있는 사람은 자신있게 베팅한 것이겠죠.


노르웨이 선박 왕 존 프레드릭센 , 출처 : Lloydslist.com



* 참고자료

 - 중국이 독식한 컨테이너선 수주, 한국 조선소와 엔진업체의 갈리는 명암 (24-09-26 iM증권 변용진)

 - Value-up은 아니지만 P-up Q-up. 그리고 C-down (24-09-25 하나증권 위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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