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지표 | 월세수익률로 가늠하는 아파트 매매타이밍

| 들어가며

주식투자자가 주택 매매를 할 때에는 습관적으로 가치평가를 시도하게 됩니다. 나름의 방법으로 계산을 해봐도 매매가격의 움직임이 유의미하게 설명되진 않더군요. 자기만족일 뿐이지 않나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으나 주택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의미하진 않았습니다. 이번에 다올투자증권에서 나온 건설/부동산 리포트에도 이와 유사한 시도가 보여 내용을 정리해봅니다.



월세수익률로 가늠하는 아파트 매매타이밍


| Contents

1. Cap Rate(월세수익률)와 Cap Rate Spread

2. 서울 소재 아파트와 월세수익률

3. 지방 소재 아파트와 월세수익률

4. 아파트 공급 부족 논리와 가격 흐름


Dall-E가 표현한 아파트 단지 가을 풍경


1. Cap Rate(월세수익률)와 Cap Rate Spread


Cap Rate는 일반적으로 상업용 부동산에서 많이 사용하는 개념이지만, 아파트에도 참고지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계산식은 순영업이익/부동산가격 이며,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월세에 대응되는 비용이 특별히 없기 때문에 월세(연간 누적)/매매가격으로 계산하면 됩니다. Cap Rate 라고 하니까 뭔가 거창해보이는데 그냥 월세수익률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예를 들어 월세 400만원, 매매가격 10억원이라면 월세수익률(Cap Rate)는 4.8% 입니다. 주식 관점에서 생각하면 배당수익률 정도 되겠네요. 

Cap Rate Spread부동산 임대수익률과 무위험 수익률의 차이를 보여주는 개념으로, 부동산 투자의 실질 임대수익률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아파트 쪽에 적용하면 월세수익률 스프레드 정도의 용어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무위험 수익률은 보통 국고채 3년 수익률을 이용하는데,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매매 주체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보고 행동하니까 정기예금 금리를 적용하는 게 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정기예금 1년 금리가 3% 라고 하면, 상기 예시의 월세수익률 4.8% 와의 차이인 1.8%가 월세수익률 스프레드(Cap Rate Spread) 입니다.

만약 월세수익률 스프레드가 (-) 값으로 나온다면 해당 아파트는 정기예금보다 못한 월세수익률 밖에 못준다는 얘기이고, 스프레드가 (-) 구간에 있는 기간은 기회비용상 손실이 발생하는 기간이라는 의미입니다. 아파트 살 바에야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게 돈을 더 많이 벌었을 테니까요. 물론, 아파트 매매가격이 해당 손실을 상쇄할만큼 충분히 오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겠죠.


2. 서울 소재 아파트와 월세수익률


아파트는 소비재의 특성을 지니고 있어 적정 수준의 임대수익률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특히 서울은 기본적으로 월세수익률이 무위험 수익률보다 낮습니다. 거주 수요와 매매가격 상승 기대로 수유자들이 월세수익률에 크게 신경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08년 금융위기 직전에는 1) 금리 상승, 2) 자산가격 상승으로 인한 월세수익률 하락으로 월세수익률 스프레드가 -4%(400bp) 수준 악화된 적도 있습니다. 현재는 스프레드 수준이 -2%(200bp) 입니다. 스프레드가 좋지 않다고 해서 매매가격이 하락하진 않습니다. '05~08년 기간 중에도 스프레드는 악화되었지만 매매가격이 하락하진 않았습니다. 월세수익률 스프레드 평균의 움직임은 매매가격 움직임과 상관관계가 보이지 않아 매매 타이밍을 판단할 때 이용하긴 어려워보입니다. 

제가 보기엔 월세수익률, 정기예금 금리의 교차 지점을 확인하는 게 매매 타이밍 포착에 더 유용한 것 같군요. 금리 하락기에 정기예금 금리가 월세수익률보다 낮은 구간이 아파트 매매에 적절한 시기인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건 서울 지역 전체의 중위주택 기준으로 바라본 관점이고, 매매를 고려하는 아파트 단지가 있다면 개별적으로 골라서 계산을 해봐야할 것입니다. 아파트 단지별 매매가격 데이터는 구하기 쉽지만 월세수익률 시계열 데이터를 구하는 게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3. 지방 소재 아파트와 월세수익률


지방 아파트의 월세수익률은 무위험 수익률보다 높습니다. 수요자들의 매매가격 상승 기대가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08년 금융위기 전 서울과 달리 지방 아파트 가격 상승은 제한적이었고, 그래서 금융위기 이후 금리가 하락하자 월세수익률 스프레드가 개선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지방도 스프레드가 (-) 구간으로 내려왔습니다. 아파트 가격 상승 가능성이 별로 없는데 월세수익률도 정기예금 금리에 못미친다면 투자할 이유가 없죠. 지금 아파트를 매매한다면 서울 소재 아파트를 선택하는 게 당연합니다.

과거에는 종부세, 양도세 중과 등 다주택자 세금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지방 아파트 여러 개를 매입했을 때 총 매입금액 대비 수익률이 서울 못지 않게 나왔었습니다. 서울의 10억 주택 1채의 기대수익률과 지방의 2억 주택 5채의 기대수익률이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주택자 종부세, 양도세 중과 등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세후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서울 소재 신축아파트 하나 고르는 "똘똘한 1채" 전략이 유효한 이유입니다. 1채만 사면서도 아파트 투자금액을 최대한 키우려면 서울 내에서 가장 좋은 단지를 골라야죠. 래미안 원베일리, 아크로리버파크와 같은 비싼 아파트의 상승폭이 더 가파른 이유입니다. 

만약 지방아파트 양도세 비과세 정책 같은 비정형적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면 지방의 세후 기대수익률이 서울보다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엔 수요가 서울에서 지방으로 확산 또는 분산될 수 있습니다. 과거 서울에서도 미분양 주택이 많던 시절 실제로 양도세 비과세 정책이 한시적으로 도입되었죠. 이번 8.8. 대책에서도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세제 완화책이 포함되어있습니다만 1주택자가 1채를 더 사는 경우에 한해 제공되는 혜택이라서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지방 주택 시장이 더 악화되어 파격적 & 한시적 세제 완화 정책이 시행된다면 지방으로의 수요 이전 또는 분산이 진행될 것입니다.




4. 아파트 공급 부족 논리와 가격 흐름


최근 몇 개월 사이 나타난 부동산 가격 상승은 향후 입주 물량 급감으로 인한 공급 부족 논리가 그 시발점이었습니다. '23년 분양물량이 급감하면서 '26~27년 입주물량 감소는 예정되어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입주물량이 감소한다고 매매가격이 무조건 오르진 않습니다. 과거 입주물량이 가장 적었던 '11~13년 시기를 들여다보면 가격의 방향성이 제각각 이었습니다. 비교적 최근 시점인 '22년만 해도 입주물량이 적었으나 경기 수축,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가격은 큰 폭의 조정을 받았습니다.


주택 가격은 수급 요인 이외에도 금리, 유동성, 경기, 심리 등 다양한 요인이 반영됩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서울 지역은 전세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 서울 외곽 지역의 전세가율 높은 단지가 키높이 상승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좀 더 신중한 의사결정을 해야겠습니다. 지금은 가격 결정 요인 중에 수급과 심리만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것 같습니다.



* 참고자료

  - 건설산업 | PF Status Quo vol.7 (24-09-11 다올투자증권 박영도, 이상호)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