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산업 | 소주 수출이 잘 되면 주정도 잘 팔립니다

Summary

ㅁ 주정업계는 독과점 구조, 원재료 가격 안정화에 따라 수익성 회복 중

ㅁ 소주는 내수 품목이었으나 최근 수출 증가 소식이 보임

 ㅇ 그러나 증가폭이 커봐야 9% 내외 & 소주 매출 중 수출 비중은 7% 수준

ㅁ 과거와는 달리 수출 국가가 다변화되었다는 점은 긍정적

ㅁ 그러나 음식료 업종 내에 투자 대안이 많은 상황



소주 수출이 잘 되면 주정도 잘 팔립니다


| 들어가며

조주정 가격 하락에 따라 주정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주정업계는 독과점 체계로 구성되어 소주 매출이 그대로 연동되지만, 내수 사업이다보니 매출의 상방이 막혀있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K푸드 트렌드를 타고 소주 수출도 증가세를 보인다는 언론 기사가 보여 관련 사항을 확인해보았습니다.

진로 오리진 에디션

| Contents

1. 주정업계 현황

2. 소주의 수출 증가세

3. 다변화된 수출 지역

4. 결론 : 아직은 너무 먼 미래



1. 주정업계 현황

소주 자체가 내수로만 팔리는 제품이다 보니 주정산업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독과점 구조라서 캐쉬카우 산업으로써 수익성은 괜찮지요. 다만 판매가격 결정권이 대한주정판매에게 있고 정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가격 인상이 여의치 않습니다. 이러한 구조 하에 코로나 시기부터 주정의 원재료인 타피오카, 조주정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음식료 업종 전체가 다 같이 힘든 시기이기도 했죠.

여하튼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한주정판매가 주정 가격을 몇 차례 인상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 속도는 그보다 더 빨랐습니다. 진로발효, 창해에탄올 등의 주정업체들은 과거 배당주로 유명했으나 이 때 실적이 망가지면서 특히 진로발효 같은 경우 배당을 대폭 삭감했고, 그 후 주가도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시간이 지나 '23년 들어 조주정 가격이 하락하고 타피오카 가격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주정업체들의 수익성이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창해에탄올 같은 경우 어려운 시기에도 배당을 유지, 주가 하락에 따라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상태에서 수익성이 반등하였습니다. '23년 같은 경우 과거 인수한 전라주정(하이트진로에탄올) 영업권의 손상차손 이슈가 당기순이익을 갉아먹었으나 영업이익은 회복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정업종이 내수 산업이라서 그런지 주가 반응은 시원찮았습니다. 수출 없는 음식료 종목은 소외되고 있죠. 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니 미래가 닫혀있는 내수업종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수출 없는 음식료 회사의 주가 상승은 요원해보입니다.


2. 소주의 수출 증가세

이러한 상황 하에 소주 수출이 증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소주 수출이 유의미하게 발생하면 구조적으로 주정업체의 매출 상방이 열리는 바, 밸류에이션 상향이 가능한 이슈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만한 소식입니다. 그러나 수출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소주 수출이 구조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소주 수출 증가를 투자 아이디어로 가져가려면 앞으로 몇 년 더 지켜봐야할 것 같군요.

데이터를 확인해보겠습니다. 소주의 HS코드는 2208.90-4000 입니다. 관세청 데이터를 통해 '20년 이후 월별 소주 수출액, 수출단가 등을 확인해보면 거의 답보 상태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연간으로 바꾸어보면 완만한 우상향이 보이긴 합니다만, '22~23년 기간 동안 8.3% 증가한 것이 최대치 입니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으니 하반기를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20년~'24년 6월 기간 중 소주 월별 수출 현황

수출 총액은 '23년 101.4백만불로 10년만에 100백만불을 초과했습니다. 원화로는 약 1,400억원(환율 1,380원 기준) 입니다. 상장 소주 4사 기준 '23년 소주 매출액은 약 2조원 입니다.(하이트진로 13,817억원, 롯데칠성 4,042억원, 무학 1,427억원, 보해양조 756억원) 이렇게 보면 전체 소주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약 7% 입니다. 수출주로써 평가 받으려면 비중이 20%는 넘어야 할텐데 갈 길이 멉니다.


3. 다변화된 수출 지역

소주 수출이 과거와 다른 점은 과실소주가 아닌 일반소주 수출이 증가했다는 점, 그리고 일본향으로 집중되던 물량이 여러 국가로 다변화되었다는 점입니다. 예전보다 구조적으로 더 지속 가능해졌다는 의미가 되겠죠. 미국향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 주목할만한데, 전세계적으로 주류 소비량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미국의 증류주(스피리츠) 소비량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주도 엄연한 증류주니까 주류 소비 트렌드에서 벗어나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만... 온갖 훌륭한 증류주를 우리나라보다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미국에서 비싼 소주를 계속 마셔줄 지는 의문입니다. 




4. 결론 : 아직은 너무 먼 미래

음식료 업종은 삼양식품, 롯데웰푸드 같은 탑 티어 외에는 대부분 밸류에이션이 저렴한 상태입니다. 수출 비중, 수익성 모두 높은 오리온조차도 매출 증가 기울기가 완만하다는 이유로 푸대접을 받고 있죠. 그런 와중에 소주 수출의 확연한 증가세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주정업체에게 눈길이 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소주가 더 많이 수출될 때 다시 돌아보는 것으로 하죠.


* 참고자료

  - K-푸드로 길들여진 입맛 평생 간다 (IBK투자증권 김태현, 24-07-23)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