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환 헷지 | 스왑포인트 현황과 헷지 효과

 Summary

ㅁ 스왑레이트는 거래 시점의 헷지 수익률을 의미함

ㅁ 현재는 거래하자마자 헷지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상황

ㅁ 큰 틀에서 보면 이러한 여건이 개선될 기미가 안보임

ㅁ 펀드, ETF 등에서 하는 헷지는 단기 위주여서 생각만큼 헷지비용이 비싸진 않음

ㅁ 그러나 나라면 헷지 안할 것임




헷지의 본질은 보험 성격


| 들어가며


해외 투자를 할 때는 투자 대상 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뿐만 아니라 환율 변동 위험에도 노출됩니다. 이러한 환율 변동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환 헤지(hedge)를 합니다. 하지만 미국 금리가 국내 금리보다 더 높아진 이후, 환 헤지 비용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현재 환 헤지 비용은 연간 2% 수준으로, 환 헤지를 하면 2% 손실을 안고 시작하는 게임이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수치는 어떻게 계산된 것일까요?



| Contents


1. 현물환율

2. 선물환율

3. 스왑포인트와 스왑레이트 계산

4. 헷지의 효과

5. 구조적 원화약세 가능성

6. 결론

1. 현물환율


현물환율이란 외화를 사거나 팔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을 때 계약일자로부터 2영업일 이내에 대금정산을 할 경우 적용되는 환율을 의미합니다. 현물환율도 대금정산을 계약일 당일에 하느냐(value today), 익영업일에 하느냐(value tomorrow), 2영업일에 하느냐(value spot)에 따라 적용되는 환율이 달라집니다. 대금정산을 언제 하느냐에 따라 일수차가 나므로 그만큼 금리를 일할계산하여 환율에 가감하는 구조입니다.

현물환율이 결정되는 원리는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각 국가의 경제 수준, 무역수지, 통화량 등이 현물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서로 상호작용하며, 환율에 영향을 미칩니다. 현물환율을 계산하는 이론 모형도 존재하지만, 어떤 변수를 적용하고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과거 국내 외환시장은 고정환율제를 시행하였으나, 1997년 IMF의 요구에 따라 변동환율제로 전환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달러당 800원에 고정되어 있던 환율이 변동환율제 시행 첫날 1,800원대로 상승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환율이 무한정 오르거나 내리지 않는 것을 보면 각각의 시장참여자들이 통화를 평가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너무 터무니없지 않다면 시장 흐름에 따른다"는 게 일반적인 규칙 셈입니다.


2. 선물환율


선물환(Outright Forwards)은 시장에서 통용되는 용어로, 정식 명칭은 통화선도 계약입니다.

선물환율은 외화 매매 계약 체결 시 계약 일자로부터 3영업일 이후 대금 정산을 할 때 적용되는 환율입니다. 선물환율이 결정되는 원리는 현물환율에 비해 간단합니다. 현물환율을 적용한 후 각 국가의 금리를 적용했을 때, 나중에 받는 돈의 총합이 같아야 한다는 논리를 적용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원금과 이자 금액에 대한 미래 시점의 환율을 역산하면 선물환율을 구할 수 있습니다. 예시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오늘 기준 USD/KRW 현물환율을 1,380원, 한국의 1년 금리는 3.5%, 미국의 1년 금리는 5.5%로 가정하겠습니다. 계산편의를 위해 각종 수수료, 세금 등은 모두 없다는 가정도 덧붙이겠습니다.

 1) 제가 오늘 원화 1백만원을 미달러화로 환전하면 724.64달러(=1,000,000/1,380)를 받게 될 것입니다. 환전하자마자 곧바로 1년 만기 외화예금에 가입하면 저는 1년 후에 764.49달러(=724.64(1+5.5%))를 받게 됩니다.

 2) 한편, 제가 원화 1백만원을 미달러화로 환전하던 바로 그 날, 원화 1백만원을 따로 구해서 1년 만기 원화예금에 가입했다고 생각해보죠. 1년 후 저는 1,035,000원(=1,000,000(1+3.5%))를 받게 됩니다.

선물환율을 구하는 논리는 상기의 1), 2)의 예시에서 나온 원금+이자값이 동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양자가 동일해질 때까지 차익거래가 발생할 거라는거죠. 이러한 논리를 담은 이론이 무위험 평형 이론(CIP; Covered Interest Parity) 입니다. 선물가격 결정 이론으로 배우게 되는 보유비용 이론 같은 것들도 미래 시점에 시장참여자들이 거래하는 가격이 차익거래가 적용되지 않는 균형가격이라는 가정 하에 만든 이론 입니다.

그럼 이제 선물환율을 계산해보죠. 상기 2)의 결과값 1,035,000원을 1)의 결과값 764.49달러로 나누어줍니다. 그러면 1,353.84원이 나오는데, 이게 상기 예시의 1년 만기 선물환율 입니다. 미국 금리가 국내 금리보다 더 높기 때문에 선물환율이 현물환율보다 오히려 낮게 형성됩니다. 
이상의 과정은 다음과 같은 표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선물환율은 금리차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과 국내 금리차가 작아지면(커지면) 현물환율과 선물환율의 차이는 더 작아지게(커지게) 됩니다. 올해 미국이 금리인하를 하면 한국이 뒤따라 금리인하를 하게 될텐데, 이 경우 발생하는 시차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다음의 case 2를 참고하시죠.



선물환율이 현물환율보다 더 높은지 여부는 국내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더 높은지 여부에 따라 결정됩니다. 만약 국내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더 높다면(낮다면) 선물환율이 현물환율보다 더 높아집니다(낮아집니다). 다음의 case 3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 스왑포인트와 스왑레이트


현물환율과 선물환율을 알게 되었다면 스왑포인트 계산은 아주 쉽습니다. 선물환율에서 현물환율을 차감하면 그게 스왑포인트 입니다. 계산해보면 상기 예시에서는 1년 스왑포인트로 -26.16원(= 선물환율 1,353.84원 - 현물환율 1,380원)이 나옵니다. 

스왑레이트는 스왑포인트를 바탕으로 산출한 현물환율 기준 수익률 입니다. 상기 예시로 계산해보면 -1.9%(=스왑포인트 -26.16원/현물환율 1,380원)가 나옵니다. 이는 1년 만기 선물환거래를 하면 현물환거래를 한 것 대비 -1.9% 손실이 발생한다는 의미이고, 해외투자를 하면서 이러한 헷지를 하면 -1.9% 평가손실을 안고 시작한다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는 "평가" 손실이지 실현손실은 아닙니다.

선물환거래는 별도의 수수료를 받는 거래가 아닙니다. 수수료는 선물환율에 반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투자자는 만기 이전 거래기간 동안 현금 유출입이 없는 평가손익(당연한 얘기이지만, 환율 변동에 따라 평가 손실이 이익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을 부담할 뿐, 실제 현금 유출입을 동반한 실현손익은 만기시점에 가야 확정할 수 있습니다. 


4. 헷지의 효과


여기까지 오면 스왑포인트가 (-)인 경우 헷지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거래되는, 또는 신규 출시되는 해외투자 금융투자상품의 다수는 헷지를 하는 구조입니다. 왜 그럴까요?

헷지를 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환율변동위험을 제거하기 위해서 입니다. 스왑포인트가 (-)인 상황이라면 불리한 상황에서 헷지를 시작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스왑포인트가 (-) 임에도 불구하고 헷지를 하는 이유 또한 결국은 똑같습니다. 
비록 스왑포인트가 (-) 라서 손실을 안고 시작하더라도, 나중에는 스왑포인트의 (-) 폭이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1년 스왑포인트 -26.16원을 떠안고 헷지를 했다 해도 1년 이후에 현물환율이 1,353.84원(=현물환율 1,380원 - 스왑포인트 26.16원) 미만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면 결과적으로 헷지를 잘한 셈이 되는 겁니다. 투자한 해외자산의 환율손실을 선물환거래가 일부 커버해주니까요.


더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보죠. 1백만불을 미달러로 해외투자하는 투자자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투자자는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경우 환 차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우려한 투자자는 해외투자를 하는 시점에 1백만불을 1년 후에 선물환율 1,353.84원에 매도하는 선물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흘러 선물환 만기일이 되었을 때 그 날 현물환율이 1,300원으로 마감되었다고 해보죠.

이 투자자는 투자한 해외자산에서 환율평가손실이 80백만원(=1백만불 * (만기 시점 현물환율 1,300원 - 투자 시점 현물환율 1,380원) 발생합니다. 그러나 선물환거래에서는 54백만원 가량 수익이 발생하여 해외자산의 환율평가손실을 일부 방어합니다.


설마 그렇게 되겠어? 라고 생각한다면 헷지를 하지 않으면 되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으면 헷지를 하면 되는거죠. 잘 모르겠다 싶으면 절반만 헷지하는 구조를 선택하면 됩니다.

이와 반대로 스왑포인트가 (+)인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1년 스왑포인트가 +26.16원이라면 헷지를 하자마자 +1.9% 수익을 안고 투자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스왑포인트가 (+)인 상황이라면 유리한 상황에서 헷지를 시작하는 것입니다만, 1년 이후 만기 시점이 되었을 때 현물환율이 1,406.16원(=현물환율 1,380원 + 스왑포인트 26.16원)보다 높다면 결국은 헷지를 잘못한 셈이 됩니다.

스왑레이트 수준에 따라 헷지를 할지 말지 의사결정을 달리할 수 있긴 하지만, 헷지의 필요성은 그대로 라는 것이죠. 헷지의 본질은 보험 성격이기 때문에 손실이든 이익이든 이를 깎아내어 손익 변동성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5. 구조적 원화 약세 가능성


다시 이야기의 시작점으로 돌아와보겠습니다. 해외투자를 할 때 환 헷지를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이야기는 맞는 말일까요? 거시적 관점에서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경제 상황, 지표 등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일단 달러/원 환율이 예전처럼 1,100원대로 내려간다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기 어려운 여건이 되었습니다. '17년 이후 글로벌 수출 총량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으며, '21년 이후 주요 신흥국 중 경상수지 하락폭이 상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원화 약세폭이 유독 컸던 이유 중 하나 입니다. 반면 내국인 해외투자 확대로 달러 수요는 증가하고, 국외로 빠져나가는 달러가 많아졌습니다. 큰 흐름에서 보면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는 줄어들고 국외로 빠져나가는 달러는 많아졌다는 의미입니다.



달러는 귀해지고 원화는 흔해진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렇게 보면 달러/원 환율 수준이 지금보다 내려갈 가능성이 별로 없는거죠. 헷지를 할 때 투자자의 거래방향은 달러를 매도하는 방향입니다. 달러가 지금보다 비싸질 이유는 많은 반면 지금보다 저렴해질 이유는 별로 안보인다면 헷지를 해야할 유인이 줄어들겠죠.

금리 측면에서 보아도 한국이 미국보다 기준금리를 높게 책정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미국이 올해 금리를 내린다고 하지만 미국이 금리인하를 하면 한국도 따라가야 하는 구조입니다. 지금도 소비침체, 가계부채 과다, PF 시장 위험 등으로 인해 문제가 많은데 버티고 있기 어렵겠죠. 미국 금리가 더 높은 상황 하에 금리차조차도 좁혀지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환율과 마찬가지로 헷지를 해야할 유인이 줄어드는 내용 입니다.

그러나 미시적 관점에서 보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옵니다.

헷지를 하고 있는 펀드나 ETF는 상기와 같은 여건 속에서 비싼 비용을 들여 헷지를 하고 있는 것이냐 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거든요. 펀드나 ETF의 경우 만기를 짧게 가져가면서 만기가 되면 만기이월(롤오버)을 하는 식으로 헷지를 하고 있습니다. 만기가 짧아지면 스왑포인트가 줄어들고, 롤오버를 하면 평가손익을 짧게 짧게 실현하면서 다음 거래로 넘어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리스크 관리가 용이하고 월급쟁이인 실무자의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겠죠. 결과적으로 헷지비용이 손익에 미치는 영향도는 우려만큼 크지 않습니다.

6. 결론


높은 환 헷지 비용으로 인해 헷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는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헷지를 하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비용으로 인해 수익률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만기를 짧게 가져가면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므로 헷지를 한다면 이 방법을 택하는 게 더 좋아보입니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환 헷지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금융투자상품을 고를 때 헷지가 안되어있는 상품을 고르고 있습니다^^


* 참고
 - 환 헷지 : 비싼 보험료 (NH투자증권 권아민, 박윤정 | 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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