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sclaimer ||
저는 이 글에서 다루는 종목을 보유하고 있어 긍정 편향이 있을 수 있으며, 언제든지 해당 종목을 매매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투자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보유 종목의 사업 방향성을 검토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정보 공유 차원에서 공개하지만 그 목적은 어디까지나 단순 정보 제공일 뿐입니다. 누군가 이를 근거로 투자를 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일들에 대해 저는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또한, 이 글의 내용은 부정확한 내용과 오류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투자는 본인의 독립적인 리서치, 판단, 의사결정 등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투자의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Wolfspeed의 실적은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군요.
이번 분기 실적의 주요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매출, 수익성 등은 가이던스 범위 내에서 나옴
2. 전기차향 200mm SiC 팹(모호크밸리팹; MVF)에서 발생한 매출 12M
- 3Q24 MVF 매출 25M 목표 & '24년 6월 가동률 20% 목표
3. 디자인 인/윈 실적 좋음
4. MVF의 공장 가동율 미달 비용(underutilization cost)이 GPM 17%p(금액은 35M 수준) 정도 갉아먹음
- 가동률이 올라가면 해당 비용이 감소하겠으나 '25년부터는 Siler city 팹에서 같은 성격의 비용(20M 수준) 발생
- 가동률이 올라가면 해당 비용이 감소하겠으나 '25년부터는 Siler city 팹에서 같은 성격의 비용(20M 수준) 발생
5. 3Q24 가이던스 별로
주가 하락은 5번과 부진한 전기차 시장 업황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는 밸류에이션에 대한 생각을 풀어볼까 합니다.
2024-02-14 기준 시총은 3.3B 수준 입니다.
'22년 10월말 회사가 제시했던 가이던스는 '22년 이후 '27년까지 CAGR 40%, '26년 매출 2.95B, '27년 매출 4.0B 였습니다.
| 거듭되는 가이던스 미달
'26년 이후 목표 GPM은 50%, 이걸 40%로 내린다 해도 '26년부터는 매출총이익이 1.2B 가량 나옵니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영업이익도 0.5~1.0B 수준은 나오겠구나 하고 계산할 수 있었죠. '22년 10월말 Wolfspeed의 시총이 대략 10B 수준이었으니 목표 POR이 10~20 수준으로 나옵니다.
문제는 지금 나오고 있는 실적이 그 당시의 가이던스에 못미친다는 점입니다. '24년 회계연도 연간 매출은 1.0B 수준일 것으로 보이니 CAGR 40%를 적용하면 '26년 매출은 2.0B, '27년 매출은 2.73B 정도 됩니다. 게다가 RF사업부를 매각했으니 해당 부문의 매출은 회복할 길이 없습니다.
GPM은 현재 공장 가동률 미달 비용의 영향으로 15~17% 수준입니다. '25년부터는 Siler city 팹의 공장 가동률 미달 비용까지 추가되므로 매출 성장이 더 가팔라지지 않는 한 부진한 GPM을 피하긴 어려워보입니다.
지금 회사 사정이 물건이 안팔린다기 보다 공장 가동률이 충분히 올라오지 않아 물건이 부족해서 못파는 상황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매출이 더 급격히 올라오려면 1) 공장 가동률이 목표 대비 더 빨리 올라와서 물건을 더 많이 팔거나 2) 전방산업 업황이 좋아져서 판가를 올리거나 둘 중 하나는 실현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 다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현 시점에서 가정을 통해 억지로 POR을 계산해보면 220(=시총 3.3B/영업이익 0.015B) 정도 나옵니다. 매출 1.0B에 GPM 15% 이면 매출총이익 15M 이 나오는데, 이게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갔다는 가정 하에 계산한 값입니다. 이런 POR은 무의미하죠.
결국 Wolfspeed의 주가는 내러티브가 좌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중국이 SiC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150mm SiC 웨이퍼 양산은 이미 성공한 것으로 보이고 향후 5년 내 200mm 웨이퍼 양산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입니다. 국가 차원에서 밀어주고 있고, 200mm 양산 성공 시 시장에 쏟아지는 물량은 현재 주요업체들이 증설하고 있는 물량에 맞먹는다는 겁니다. SiC 웨이퍼 판매가격 하락 정도로 그칠지 아니면 공급과잉까지 갈 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Si 웨이퍼처럼 커머디티화될 거라는 얘기죠.
사실 전기차 생산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이 원가절감을 위해 차량부품의 일부인 전력반도체를 국산화하려는 시도는 당연한 수순입니다. 몇 년 더 지나면 중국의 SiC 업체가 시장에 교란을 일으킬지도 모릅니다.
여기까지 정리해보면 부정적인 내용 일색입니다. 그러나 상황이 비관적이지만은 않습니다.
| 가이던스는 미달해도 투자포인트는 그대로
Wolfspeed 투자의 주요 포인트를 상기해보면 변한 것은 없습니다.
1. SiC 웨이퍼는 에피텍셜 공정에서 커스터마이징 필요
- Si 웨이퍼처럼 치킨게임이 발생할 정도의 커머디티화는 안될 것
2. SiC 시장은 고성장 중 ('27년까지 CAGR 39%)
3. 순수하게 200mm SiC 웨이퍼를 다루는 팹은 울프스피드의 MVF 뿐
- 나머지 업체는 '25년 넘어가야 제대로 가동되며, 그 기간동안 수율을 올릴 수 있는 건 울프스피드 뿐
- 나머지 업체는 '25년 넘어가야 제대로 가동되며, 그 기간동안 수율을 올릴 수 있는 건 울프스피드 뿐
긍정적 관점에서 내/외부적 요인을 다시 검토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내부적 요인 : 기술적 해자
SiC 디바이스는 웨이퍼를 생산하는 단계부터 커스터마이징을 해야하는데, 에피텍셜 공정이 기술적으로도, 생산효율 측면에서도 만만치 않은 작업입니다. 이 때문에 에피텍셜 공정만 따로 취급하는 외주업체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전력반도체 | 1년간의 발자취, Value-Chain 총정리 / 신한투자증권 최도연, 고영민, 신현재 / 2022-11-02) 노하우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중국업체가 고객사의 SiC 웨이퍼 요구사항을 단기간에 충족시키기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Wolfspeed가 200mm 팹에 가장 먼저 진입했다는 점 또한 그 자체로 큰 장점입니다. 선도적 기술력이 있고 팹을 가장 먼저 가동시켰으니 가장 먼저 수율을 잡을 것이고, 감가상각비를 가장 먼저 털어낼테니 수익성도 가장 좋아지겠죠. 이는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부문이 TSMC의 수익성을 따라가는 게 불가능한 이유와 동일합니다.
결론적으로 디자인 인/윈 실적 감소, material 부문 매출 감소 등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한, Wolfspeed의 투자 포인트는 훼손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외부적 요인 : 전기차 업황
전기차 업황이 하락기에 들어온지 1~2년 정도 지났으니 앞으로 1~2년에 걸쳐 서서히 반등에 들어갈 것입니다. SiC 반도체는 전기차 업황과 같이 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기차가 끝장났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SiC 업황도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업황이 반등하면 Q가 올라올 것이고, 상기 투자포인트 1~3의 영향으로 P 또는 수익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투자포인트를 점검해보면 Wolfspeed에 대한 투자 아이디어는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그럼에도 주가 변동성이 크고,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측면은 내러티브 종목의 숙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좋은 종목 많은데 굳이 마음 고생할 필요 있나?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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